트러스트무용단 이색시연회 눈길
기사입력 2000년 04월 05일 14시 19분
지난달 29일 서울 동숭동 문예회관 대극장 앞.
10대들의 힙합춤이 점령한 그곳에서 이색적인 현대무용 시연회가 있었다. 유명정치인들의 인형캐릭터가 등장하는 풍자무용극과 추상적인 2인무가 복합된 공연. 짧았지만 행인들의 시선을 잡기에는 충분했다.
`현대춤의 대중화'를 지향하는 트러스트 현대무용단이 8일 `고향의 봄' 공연(문예회관 대극장)을 앞두고 벌인 시연회였다. 지난 95년 부산 최초의 민간직업무용단으로 창단한 후 주 활동무대를 서울로 옮기면서 갖는 첫 공연이다. `고향의 봄'은 한국 현대사 속에서 가진 민족의 아픔과 열망을 소재로 한 레퍼토리. `현대무용은 난해하다'는 통념을 불식시키기 위해 극적 요소를 무용과 결합시켰다. 찢어져 널부러진 태극기가 합쳐져 하늘로 올려지기도 하고 꽃잎이 날리기도 한다. 99년 일본 사이타마 국제무용제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우리가 원하는 것은…'과 `내력', `조국'을 엮은 작품이다.
트러스트 무용단 김형희 대표는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정서를 담고 있는 작품"이라며 "`자족적인 집안잔치'에서 벗어나 대중과 함께 호흡하는 공연으로 서울에서도 바람을 일으켜 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트러스트무용단은 내달 일본 이요미시마, 마츠야마 초청공연(26∼30일 예정)과 9월 중국, 몽고, 러시아 순회공연이 예정돼 있다. (02)764-6546.
[이형석 기자 evol909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