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현대 30주년 기념전 열려
기사입력 2000년 04월 04일 15시 04분
김환기 박수근에서 이만익 김종학에 이르기까지 한국회화의 한 세대를 한눈에 훑어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7일부터 25일까지 열리는 갤러리 현대 30주년 기념전.
지난 70년 문을 연 갤러리 현대가 30년 동안 개인전을 가졌던 작가 28명의 대표작을 1∼3편씩 모은 기념전. 지난해 개최했던 `한국미술 50년전'를 잇는 대형 프로젝트로 음악으로 치면 거장들의 대표곡을 골라 연주하는 하이라이트 콘서트 격.
서양화와 동양화로 전시장을 나눴지만 작가위주로 선별해 추상과 구상, 인물화와 풍경화 등이 골고루 섞여 있다. 덕분에 중고교시절의 미술교과서만 기억하는 일반인들도 부담없이 감상할 수 있다.
모더니즘의 선구자인 김환기는 `산·달'과 `사방탁자(사진)' 등 50년대 대표작 두편, 그 뒤를 잇는 유영국은 단순하면서도 담백한 느낌을 주는 `산' 시리즈중 3편을 선보인다.
김흥수는 80년대의 누드작 2편을 통해 만날 수 있다. 또 따뜻한 시선으로 어려운 시대를 화폭에 담았던 박수근의 유명한 `아기보는 소녀'와 `노상'도 만날 수 있다.
이중섭의 `소와 어린이'에서는 예의 힘찬 붓놀림을 느낄 수 있는가 하면 남관의 `허물어진 고적'과 `축제'에서는 추상의 미학을 맛볼 수 있다.
도상봉의 `향원정'과 `비원'은 정감넘치는 풍경화고, 서양화의 선구자 중 한명인 오지호의 풍경화 3편도 비교해 감상할만 하다. 귀여운 캐릭터를 연상시키는 이만익의 `봄'과 `가족'도 빼놓을 수 없다.
동양화 코너 역시 거장들로 가득차 있다. 운보 김기창의 `성하'와 `바보 산수', 변관식의 `내금강 진주담', 이상범의 `강상어락' 등 향기가득한 전통화는 물론 독특한 미의 세계를 개척한 이응노의 `문자추상', 이국적 화려함의 극치인 천경자의 `모자를 쓴 여인'(78년) 등도 만날 수 있다.
(02)734-6111
[김형중 기자 h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