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현 '제2의 라소다'
기사입력 2000년 04월 04일 14시 50분
애리조나 벅 쇼월터 감독(44)이 `핵잠수함' 김병현(21)에게 마무리의 중임을 맡기며 전폭적인 신뢰를 보냈다. 쇼월터 감독은 생활의 어려움에 대한 카운셀러의 역할까지 자처, 김병현에 대한 끔찍한 사랑을 표시했다.
쇼월터 감독은 4일(이하 한국시간) 뱅크원볼파크에서 훈련에 들어가기전 감독실로 김병현을 따로 불러 메이저리거로 발탁하게 된 배경과 앞으로 헤쳐나가야할 문제 등을 조목조목 들려줬다.
"축하한다. 네 나이(21세2개월)에 이런 성공을 거둔 것은 전체 메이저리거의 1%도 안되고 랜디 존슨도 네 나이땐 대학생이었다"고 운을 뗀 쇼월터 감독은 "트리플A에서 선발수업을 쌓는게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지만 오랫동안 고민한끝에 릴리프로 쓰기로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또 "우리는 너의 구위를 믿는다. 너도 너 자신의 구위에 대한 확신이 가장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쇼월터 감독은 주자를 베이스에 묶어두는 요령과 셋포지션에서 포수에게 던지는 시간을 줄이라는 등 정상급 메이저리거의 궤도에 오르기 위해 다듬어야 할 기술적인 부분도 빠짐없이 지적했다.
`아버지'의 역할도 마다하지 않았다. "외롭거나 힘들때, 고향 생각이 날때면 언제든지 이야기하라"며 김병현의 등을 토닥거려주며 후원자가 될 것을 자처했다. 쇼월터 감독의 이런 모습은 마치 토미 라소다 전 감독이 LA 다저스 박찬호를 마이너리그 시절부터 `아들'로 부르며 끔찍하게 보살핀 것을 연상시킨다. 쇼월터 감독은 "네 주위에는 모두 너를 도우려는 사람밖에 없다"며 따뜻한 말을 건넸다.
한편 애리조나는 이날 뱅크원볼파크에서 김병현을 포함 25명의 개막전 엔트리 멤버들만 모여 첫 훈련을 갖고 5일 필라델피아와의 홈경기부터 시작되는 2000시즌을 준비했다.
[피닉스(미 애리조나주)＝김우석 특파원 kwooseok＠nuri.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