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홍빛 동백 세상 '선운사'
기사입력 2000년 04월 04일 14시 25분
`선운사에 동백꽃숲으로 와요. 떨어지는 꽃송이가 내마음처럼 하도 슬퍼서 당신은 그만 못떠나요.'
선운사(전북 고창군 아산면 삼인리)의 동백이 지난주부터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송창식의 `선운사' 노래말처럼 선운사의 동백은 화려하다못해 슬픔마저 자아낸다고 한다.
꽃이 하도 많이 피다보니 새로 피는 꽃 사이로 생명을 다해 떨어지는 꽃송이도 많아 `생노병사(生老病死)'의 인간사가 연상되기 때문이다.
고창의 봄을 상징하는 선운사 동백이 다른 지역 동백과 다른점은 대규모 군락을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대웅전 뒤편 산비탈 5000여평에 3000여그루의 동백이 몰려있어 멀리서보면 푸른 숲으로 보인다. 그러나 가까이 다가서면 푸른 잎 사이로 온통 선홍빛 동백 천지다.
선운사 동백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것은 하얀 벚꽃. 사찰 진입로 주변에 아름드리 벚나무가 자라고 있는데 이번 주말쯤부터 꽃망울을 터트리면 절묘한 적백(赤白)의 조화가 연출된다.
선운사 주변에는 다양한 꽃들이 많다. 5월에는 동백숲 앞에 늘어서 있는 앵두나무의 앵두꽃이 동백아가씨가 떠난 빈자리를 메워주며, 여름에는 잎이 지고난뒤 꽃이 피어 서로를 그리는 사무친 한이 서려있다는 상사화(想思花)가 선운사 입구에서 도솔암까지 붉게 피어 장관을 이룬다.
선운산의 맑은 계류를 끼고 있는 선운사는 백제 위덕왕(581년)때 검단선사가 창건했다. 현재 금동 보살좌상과 6층탑, 대웅전, 보살좌상 등 19점의 보물 등 많은 문화재가 남아있다.
한편 고창군은 선운사 동백꽃이 활짝피고 서해안에서 잡히는 쭈꾸미가 통통히 알이 배는 때를 맞춰 오는 20일부터 23일까지 수산물축제를 선운산 광장에서 개최한다.
축제기간동안 쭈꾸미를 비롯해 바지락, 풍천장어 등 다양한 수산물 요리들이 선보인다. 관광문의 고창군 문화공보실(0677-560-2224)
[고창(전북)＝김순근 기자 skkim＠]
■이곳만은 꼭
▲고인돌 공원(지석묘군)
고창읍에서 9.5㎞정도 떨어져있는 죽림리 매산마을을 중심으로 도로변 산아래 언덕에 크고작은 바위들이 모여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선사시대의 고대인들의 무덤으로 현재 447기가 조사돼 유네스코에 세계문화유산 지정을 신청해놓은 귀중한 문화재다.
특히 이곳 고인돌들은 수십개씩 한군데에 밀집해 있는 세계적으로 보기드문 고인돌 공원이다.
고인돌에 사용되는 바위를 채취했던 상석채굴지도 남아있다. 바둑판 형식의 남방식이 대부분이며 북방식은 4기 정도가 있다.
▲고창읍성:고려때 쌓은 자연석 성곽으로 일명 모양성으로도 불린다.
성둘레 1.684㎞, 높이 4∼6@로 성곽을 한바퀴 도는데 20여분 정도 걸린다. TV사극 `삼국지'의 촬영장소이기도 하다.
정문격인 동문과 서문, 북문 주변에는 벚꽃나무가 많아 이번 주말부터 꽃망울을 터트릴 전망이다. 고창군이 작년 성곽을 따라 철쭉과 백일홍 등 꽃나무를 심어 꽃길을 조성해 놓았다.
읍성 입구에는 판소리의 시조격인 동리 신재효 선생이 38세부터 말년까지 기거하며 제자들을 가르친 고택이 복원돼 있다.
이외 고창읍성에서 광주쪽으로 3㎞지점에 석정온천 앞 도로는 오르막으로 보이지만 실제 내리막인 `도깨비 도로'로 알려져 있다.
▲먹거리:풍천장어와 복분자술이 유명하다. 선운사 계곡물이 흘러드는 풍천강에서 자라는 풍천장어는 산란기때 태평양에서 부화된 새끼들이 회귀하여 돌아오는 싱싱한 것들을 잡아 요리한다.
기름기를 빼고 양념을 넣어 7∼8번 구워 초장에 찍어먹는 맛이 일품이다. 고인돌공원 입구에 있는 아산가든(0677-564-3200)이 유명하며, 1인분에 1만4000원.
복분자술은 선운사 주변에서 자생하는 야생 산딸기로 만든 술로 특히 술을 마신후 소변을 보면 세찬 힘 요강을 넘친다고해 복분(覆盆)이라는 이름이 붙을 정도로 정력제로 소문나 있다. 선운사 입구 반암리 삼거리에 복분자주 영농조합(0677-561-2032)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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