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4월 이야기' 순정만화 같은 첫사랑
기사입력 2000년 04월 03일 14시 45분
이와이 슌지 감독의 98년작인 `4월 이야기'는 `러브레터'(95년)의 소녀적 감수성을 그대로 이은 영화. 앞서 제작된 `언두'(95년)나 `스왈로 테일'(1996)에서 보여준 실험성과는 크게 다르다. 순정 만화에 등장할 만한 수줍은 사랑 이야기로의 `일시적 회귀'를 보여준다.
`4월 이야기'는 한 소녀의 첫 사랑에 대한 동경과 새로운 삶에 대한 설레임을 벗꽃 휘날리는 화면 가득 그려내고 있다.
이야기는 크게 세부분으로 나누어진다. 초반부는 설레임으로 가득찬 우즈키(마츠 다카코)의 새로운 생활. 고향인 홋카이도의 가족 곁을 떠난 우즈키는 난생 처음 도시에서 생활을 시작한다. 혼자서 영화도 보고 낚시부에도 든다. 운동장에서 허공에 대고 플라잉 낚시를 연습하기도 하고 카레도 만들어 먹는다. 그리고 남는 시간에 서점은 찾아간다.
별 이유없이 책을 사는 우즈키. 그 비밀은 홋카이도 시절을 회상하는 장면을 통해 밝혀진다. 당시 여고 3학년 학생 우즈키는 도쿄로 떠난 선배를 짝사랑했다. 선배가 무사시노 대학촌의 한 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우즈키는 선배가 입학한 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목숨 걸고 공부를 한다.
이야기는 이제 느린 호흡을 멈추고 숨가쁘게 진행된다. 서점에서 드디어 선배와 대화를 나두는데 성공한 우즈키. 마침 비가 내리자 선배에게 빌린 찌그러진 빨간 우산을 쓰고 우즈키는 활짝 웃는다.
러닝 타임 67분의 짧은 영화.
주인공 우즈키는 일본의 아이들 스타 마츠 다카코가 맡아 열연했다. TV 드라마 `러브 제너레이션'의 대히트로 일본에선 톱스타 대접을 받고 있다.
98년 부산 국제 영화제에 초청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8일 정식 개봉된다.
[도쿄＝전상희 기자 fro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