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V목표달성' 신선함 사라져
기사입력 2000년 04월 03일 14시 25분
`어떻게 저런걸 생각해냈을까…'라며 무릎을 치게하는 프로그램들이 있다. MBC TV `목표달성, 토요일'의 `목표달성! 꼴찌 탈출' 코너도 그 중 하나다.
최하위권 성적의 다섯명을 합숙시켜 `노력하면 된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 만들어진 이 코너는 비슷한 유형의 프로그램을 막 내보내려던 타 방송국들을 `속쓰리게' 했다는 후문.
화제인 만큼 이에 대한 평가도 다양하다. `좋은 일을 한다'에서 부터, `아이들을 시청률의 도구로 내몬다'까지. 시청자들의 논리도 양측으로 갈려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였다.
그런데 칭찬보다는 아픈 `매'가 더욱 마음에 남았을까.
최근 이 프로그램은 살짝 방향선회를 한 감이 느껴진다. 방송 초기, 카메라에 익숙해진 아이들이 성적 향상을 위해 합숙을 해야하는 힘든 상황에서 자신들의 솔직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면서 내용이 아슬아슬해졌다. 비속어가 남발했고 주먹다짐 장면까지 나오며 PC통신과 인터넷에서 논란 거리가 됐다.
그래서인지 지난달 25일과 2일 방송에선 연출진들이 논란의 여지를 줄이겠다고 밝힌 것처럼 진행자 김진수와 아이들이 장난을 치거나 방송국에 놀러가 스타들을 만나는 장면, 생일파티 등이 공부하는 모습보다 화면에 더 담겼다.
그 점이 아쉽다. 다큐멘터리가 아닌 오락프로그램의 한계로 초기에 느낀, 놀랍지만 사실 그대로의 아이들의 모습이 이제는 어느 정도의 연출로 희극화하고 있는 게 그렇다.
당연히 지나친 부분은 여과해야 하고, 조정도 필요하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주제에서 겉도는 것보다 `리얼'하게 자신의 목표를 이뤄나가는 아이들을 보고 싶어한다. 물론 재미로 달콤하게 포장해서.
MBC TV `목표달성, 토요일'의 연출진은 흡사 팔팔뛰는 물고기 `복'을 앞에 둔 요리사가 아닐까. 맹독을 품고 있지만 제대로 조리만 되면 그만한 최상급 요리가 없는 `복'.
토요일 저녁의 훌륭한 요리(?)를 기대해 본다.
[신남수 기자 delt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