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좌타자 '조심 또 조심'
기사입력 2000년 04월 03일 12시 14분
`소총부대를 조심하라.'
오는 5일 오전 8시5분(이하 한국시간) 몬트리올 엑스포스와의 정규시즌 첫 게임에 등판하는 박찬호(27．LA 다저스)에게 `단타 부대 경계령'이 떨어졌다. 몬트리올의 간판 타자는 신세대 최고의 거포로 각광을 받고 있는 4번 블라디미르 게레로(24)로 지난시즌 42홈런에 131타점을 올렸다.
그러나 5일의 일전을 앞두고 박찬호가 조심해야 할 타자들은 오히려 호세 비드로(26), 피터 버지론(23) 등 작은 체격에 다부진 타자들이다. 지난 시즌 45개의 2루타를 친 2루수 비드로는 2번 타자로 역대 박찬호 상대로 7타수 3안타, 4할2푼9리로 강세인데다 시범경기에서도 2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2년전 다저스에서 트레이드된 중견수 버지론은 1번 타자로 두번의 시범경기에서 박찬호를 5타수 3안타, 4구 한개로 철저히 괴롭혔다. 박찬호에게 더욱 껄끄러운 것은 이들이 모두 좌타석에 들어선다는 것.
아직까지 좌타자 공략법을 터득하지 못하고 있는 박찬호로서는 초반 버지론과 비드로를 진루시킬 경우 고전을 면할 수 없다. 3월31일 경기에서 1회초 버지론과 디드에게 연속 안타를 맞은 뒤 3번 론델 화이트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은 기억이 생생하다. 게레로는 역대 성적에서 박찬호에게 18타수 4안타(2할2푼2리)에 시범경기에서도 3타수 무안타, 삼진 1개로 약하지만 언제 한방이 터질지 모르는 타자. 결국 1,2번에 포진한 버지론과 비드로의 봉쇄가 승리의 관건인 셈이다.
다행인 것은 박찬호 킬러인 좌타자 브레드 풀머가 최근 토론토로 트레이드된 것. 풀머는 통산 9타수 6안타, 6할6푼7리에 홈런을 하나 기록했을 정도로 박찬호를 두들겼다. 대신 들어온 스티븐슨은 한방이 있는 좌타자지만 스윙이 크고 정교하지 못해 박찬호에게는 훨씬 수월하다.
방망이를 짧게 잡고 밀어치기에도 능숙한 버지론과 비드로를 잡아야 시즌 첫 등판의 승리가 보인다.
[몬트리올(캐나다)＝민훈기 특파원 hkmin＠earthlink.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