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플러스] 황형준 '게임시장 개방할건 빨리 하자'
기사입력 2000년 04월 02일 15시 31분
최근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미국의 한 게임 제작사를 취재하려고 본사에 협조를 부탁한 적이 있다.
미국 굴지의 게임사들이 너나 할 것 없이 한국시장에서의 판매량을 높이기 위해 갖은 마케팅 방법을 동원하는 마당에 이 부탁이 어렵지 않으리란 예상을 했다. 그러나 몇 주를 끌더니 `곤란하다'는 답을 보내왔다.
이유는 간단하다. 첫째, 게임 개발에 방해가 된다는 것이고 둘째는 현재 개발중인 게임을 공개할 수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비밀스러운 개발로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블리자드'도 취재 요청엔 흔쾌히 허용했고 대부분의 제작사는 숙식까지 제공하겠다고 답변을 보내온다.
그래서 거절에 대한 다른 이유가 있지 않을까 하고 국내 유통을 책임지고 있는 그 제작사의 담당자에게 물어봤다.
내용은 이랬다. 미국 대부분의 게임제작사는 주수익을 PC시장이 아닌 닌텐도나 플레이스테이션과 같은 가정용 게임기 소프트 시장에서 올리고 있기 때문에 유독 PC게임 시장이 발전돼 있는 한국에서의 마케팅에 힘을 쏟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미 가정용 게임기 소프트웨어 시장은 전세계 게임시장의 60~70%를 넘어서고 있다.
더욱이 `드림캐스트'와 `플레이스테이션2'의 출시로 시장이 더욱 확장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한국은 일본과의 특수상황 때문에 시장에서 언제나 변방에 위치해 있다.
개방할 건 빨리 개방해야 한다. 우리 것을 열어주는 만큼 전세계의 시장도 우리 것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투니버스 게임플러스 PD blueyes@toonivers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