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수들 잇단 낙마사고에도 '멀쩡'
기사입력 2000년 03월 31일 14시 55분
요즘 기수들이 레이스 도중 낙마를 하고도 전혀 다치지 않아 눈길을 끌고 있다.
말과 함께 나뒹군뒤 말다리 20여개가 몸위로 지나갔는데도 멀쩡한가 하면 말발에 머리를 차이고도 끄떡없이 출전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주 일요경마 제7경주에 `블랙히어로'를 타고 출전한 함완식 기수는 1코너를 돌때 옆에서 안쪽코스로 파고 드는 다른 말의 다리에 걸려 말과 함께 나뒹굴었다.
이 과정에서 뒤에서 달려오던 말 5∼6마리가 함완식을 뛰어넘었다. 말다리 20여개가 함완식의 몸 위로 지나가는 아찔한 장면이 연출됐으나 함완식은 어느 다리에도 차이지 않았다.
그러고도 다음 출전인 스포츠투데이배에서 준우승을 했다.
전날 제1경주에 출전했던 배휴준 기수에 비하면 그 정도는 약과다.
배휴준은 `스타일리쉬잎'을 타고 나와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는데 앞서가던 `팬케익스'가 결승선 아치 그림자에 놀라 점프를 하는 바람에 `스타일리쉬잎'이 놀라 주춤했다.
배휴준은 이 바람에 중심을 잃고 낙마했는데 뒤에서 달려오던 `돌쇠바람'의 앞발에 머리를 차이고 말았다.
누가봐도 중상을 입었을 것으로 판단했으나 배휴준은 멀쩡했고 그뒤 출전예정이었던 5개 경주에 모두 나와 우승과 준우승을 한번씩 건지며 선전했다.
김혜성 기수는 지난 18일 제2경주에서 4코너를 도는데 타고 있던 `시나위'가 갑자기 놀라 펜스를 뛰어넘는 바람에 펜스위로 떨어졌으나 아무런 부상을 입지 않았다.
기수들은 이같은 행운에 대해 천운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기수협회 관계자는 "관리사들이 부분 파업한 동안 기수들이 관리사 몫까지 하느라 고생이 말이 아니었다"며 "기수들이 어떤 상황에서도 경마를 중단시키지 않기로 결의했더니 하늘이 도운 모양"이라고 말했다.
[이규승 기자 hors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