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하니발 '스피드 전쟁'
기사입력 2000년 03월 31일 12시 19분
`스피드 전쟁.'
현대 걸리버스 `컴퓨터가드' 이상민(28．1m83)과 SK 나이츠 `거미손' 하니발(28．1m93)의 빠르기 대결이 점입가경이다.
토종과 외국인선수 가운데 맘만 먹으면 트리플더플을 작성할 수 있는 올라운드 플레이어인 이들의 신경전은 백보드 싸움만큼이나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4차전까지 평균 기록을 보면 15득점 8.5리바운드 6.5어시스트를 올린 하니발의 판정승. 이상민은 10.3득점 5리바운드 5.5어시스트에 그쳤다.
SK 최인선 감독이 `수비 모델'이라고 추켜세우는 하니발은 현대 공@수의 핵인 이상민의 전담 마크맨으로 뛰었다. 발이 빠른 하니발은 몸을 밀착시킨 뒤 쉴새없이 팔을 흔드는 압박수비로 이상민의 손끝을 묶었다. 정규리그와 달리 패스 길목을 훤히 읽을 만큼 노련해졌다.
하니발은 수비뿐 아니라 상대의 허를 찌르는 포스트업 플레이와 욕심내지 않는 공격으로 팀승리를 떠받치고 있다. 특히 4차전 4쿼터 막판에는 그림 같은 어시스트 2개로 조상현과 황성인의 3점포 2개를 이끌어냈다.
첫 플레이오프 MVP를 노리는 이상민은 "토종의 매운 손맛을 보여주겠다"며 눈에 불을 켠 상태.
3,4차전에서 너무 일찍 파울트러블에 걸려 기량의 50%도 발휘하지 못했다. 덩달아 특유의 속공과 국내 최고로 평가되는 맥도웰과의 2대2 플레이도 위력이 반감됐다.
10㎝가 큰 하니발이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한박자 빠른 면돗날 패스로 골밑과 외곽을 물흐르듯 조율하겠다는 각오다.
2승2패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승부.
이상민과 하니발은 상대를 넘지 않으면 우승 고지를 밟지 못한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김미연 기자 ibiz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