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비디오] 현대 조급증이 스스로 발목 잡아
기사입력 2000년 03월 31일 00시 50분
챔프전을 너무 일찍 결판내려는 조급증이 앞선 것일까.
현대는 3연속 정상에 도전하는 팀답지 않게 결정적인 고비마다 튀어나온 패스미스와 턴오버로 3연승의 길목에서 무릎을 꿇고 말았다.
아무리 현대가 정규리그 최다 턴오버의 팀이라지만, 챔피언결정 4차전서는 속출하는 실책(16개, SK는 11개)으로 스스로의 발목을 옭아맨 꼴이 됐다.
61－67로 6점 뒤진 4쿼터 중반 나온 추승균의 패스미스는 이후 상황을 고려할 때 너무 뼈아팠다.
추승균이 외곽의 이상민에게 볼을 뺀다는 게 그만 사인이 맞지 않아 라인을 벗어나고 만 것.
공격권을 쥔 SK가 곧바로 서장훈의 골밑슛으로 점수차를 벌린 순간, 현대 신선우 감독의 얼굴은 일그러지고 있었다.
최고의 `한국형 용병'으로 각광받던 맥도웰마저 승부처인 4쿼터 이해할 수 없는 3초룰을 2차례나 위반하는 등 실책은 돌림병처럼 현대를 휘감았다.
현대는 출발부터 심상치 않았다.
1쿼터 후반 이상민이 조성원에게 패스미스를 저지른 것을 비롯, 2쿼터 종료 6초를 남기고 조성원이 유도훈에게 다시 엇박자 패스를 범해 동점 내지 역전으로 전반을 마칠 기회를 잃고 말았다.
최고의 기량으로 `힘과 힘'이 맞부딪히는 챔피언결정전에서 긴장의 고삐를 놓으면 무너진다는 사실을 증명한 경기였다.
[청주＝이백일 기자 maveric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