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훈, 4집 천애 들고 1년만에 컴백
기사입력 2000년 03월 30일 14시 55분
"H.O.T가 그냥 H.O.T가 된게 아니더라구요. 강타집에 들어가니까 몇평 안되는 방에 O2R 콘솔에다 기타, 샘플링악기까지 꽉 차 있어요."
강타의 단짝인 `동업자 가수' 이지훈은 새 음반 인터뷰를 `강타론'으로 열었다.
연초에 그는 H.O.T 강타의 서울 양재동 집에서 한달간 거의 합숙했다. 젊은 나이에 친구집에서 담배피고 술먹고 여자얘기나 하는 동거가 아니라, 진지한 음악작업을 가장 친한 친구와 함께 밤을 꼬박 밝히며 한 것.
이런 산고 끝에 태어난게 이지훈의 새 앨범 타이틀곡 `천애(天愛)'다. 물론 강타가 작곡 작사해줬다.
`누가 자기음악 망쳐놓는 것 보려고 아무에게나 곡을 주겠는가？'.
음악적으로 까다롭기로 소문난 강타는 그만큼 이지훈의 음악성을 믿었다.
이지훈은 96년 고교생가수로 데뷔했지만, 곱상하게 잘 생겨서 오히려 손해본 케이스. 데뷔곡인 록발라드 `왜 하늘은'이 뜨긴 떴으나 몇몇 사람들은 이지훈의 음악은 안 듣고 매력적인 입술을 가진 미소년 이지훈만 얘기했다.
강타는 이 속내를 간파했다.
둘은 96년 데뷔 동기. 방송 같이 하다 만났지만 집이 같은 서울 송파구에 있어 더 친했다. 또 이지훈은 배명고, 강타는 오금고로 학교마저 인근. 그리고 내친 김에 작년초 같은 동국대학교에 입학했다.
"고3 때는 매일 통화했어요. 가수생활, 고민거리 같은 화제를 여자친구들이나 하듯이 밤새워 전화로 얘기하곤 했지요."
99년초 작별인사를 하고 떠난뒤 1년만에 `천애'로 가요계로 돌아온 이지훈. 4집 `이터니티 프렌드(Eternity Friend)'의 타이틀곡인 이 노래는 이지훈의 빠르게 흐느끼는 멜로디와 강타의 환상적 코러스가 잘 어울려 대박을 자신한다.
`친하면 음색도 이렇게 비슷해지나'는게 앨범을 대하는 모든 사람들이 받는 첫 느낌. H.O.T도 놀랄만큼 음반의 질을 자신한다.
간주의 바이올린 연주는 음악적 세련됨이 물씬 풍긴다. 빠르면서도 잔자한 템포속에 이지훈은 흐느끼면서도 숨가쁘고, 강타는 에코섞인 코러스로 바탕을 깐다. 강타가 쓴 내용도 이 세상에선 더이상 볼 수 없는 애인을 향한 절규와 기도, 즉 `하늘에 대한 천애'의 절절한 사랑얘기다.
4집에는 이밖에도 김형석의 `슬픈 연극', 방시혁의 `시신', 윤치욱의 발라드 `마지막 잎새' 등 주옥같은 곡이 담겼다.
이지훈은 4월 1일 MBC TV `생방송, 음악캠프'를 통해 바이올린 기타 백코러스 백댄서가 화려하게 어우러진 `천애' 발표회를 갖는다.
[이준형 기자 ro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