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불꽃'서 시청자 시선 사로잡고 있는 차인표
기사입력 2000년 03월 29일 15시 20분
강렬한 눈빛 속에 빨려들 것만 같다.
SBS TV 수목드라마 `불꽃'(연출 정을영)에서 열연 중인 탤런트 차인표(33).
지난 93년 MBC 공채로 데뷔한 이래 대개 사랑을 쟁취했던 차인표지만 이번 만큼은 비참하게 무너지는 중이다.
재벌가 후계자에 능력마저 갖춘 완벽한 남자 종혁은 지현(이영애) 앞에서 만큼은 모든 자존심을 접어버린다. 그럼에도 불구, 강욱(이경영)에 대한 지현의 마음은 돌아올수 없는 강을 건넌 상황.
희안한 일. 차인표가 초라해 질수록 드라마의 인기는 쑥쑥 오른다.
기획 단계에서 "드라마의 성패는 차인표에게 달려있다"고 말했던 제작진의 예상이 갈수록 실감나는 차인표의 연기와 맞물려 의미있게 들리는 시점.
초반 MBC TV `진실'에 밀려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할 때 차인표와 이경영의 역할이 바뀌었어야했다는 참새들의 입방아도 쑥 들어간 상태. 배역에 대한 본인의 생각은?
"그동안 늘 멋진 사랑의 주인공이었잖아요. 꼭 한번 철저히 잃는 역할을 해보고 싶던 터였습니다. 하지만 실제 제 상황이라면요? 견디기 힘들 것 같은데요."
최근 극중 이영애와 결혼식을 올려 아내 신애라에게 복수(?)하는 데는 성공했다. 신애라가 최근 MBC TV `남의 속도 모르고'와 `가문의 영광' 등에서 잇달아 웨딩드레스를 입었던 것이 은근히 질투나던 터.
사실은 서로 바쁜 스케줄 탓에 늘 그리운 심정으로 생활한다. 인터뷰 중 아내의 전화를 받고는 "자기야, 우리 시청률 많이 올랐어"라며 `불꽃' 자랑에 여념이 없다.
다음달 중순 아내의 드라마 촬영이 모두 끝나면 아들 정민(2)의 동생을 만들어줄 계획이라며 싱긋 웃는다.
"겹치기 출연은 체질상 못한다"는 차인표는 당분간 `불꽃'과 동시에 사업가로서의 진로를 모색할 계획. 지난 15일 개국한 인터넷 방송국(www.cnztv.com)의 주주로 기획과 출연 모두를 책임져야 한다. 지난 23일 사업발표회에서는 경제학과 출신답게 조리있는 언변으로 기자들의 궁금증을 시원스레 해결해주기도 했다.
`불꽃'을 활활 태운뒤 영화배우로 변신, 연기의 지평을 넓혀보겠다는 계획 또한 분명하다.
"코믹 연기에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아직 충분히 경험해 보지 못한 분야거든요."
늘 새로운 세계에 도전하는 진취적인 남자 차인표의 올 한해 밑그림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