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장훈 'SK 양날의 칼'
기사입력 2000년 03월 29일 14시 50분
현대와의 챔피언결정전 1∼3차전서 그의 활약 여부가 팀 승패로 직결됐다.
SK가 승리한 1차전에서 서장훈은 매치업 상대인 맥도웰을 15점에 묶으며 21득점 10리바운드를 올려 제몫을 해냈다.
반대로 2, 3차전에선 패배의 빌미를 제공한 장본인이 됐다.
2차전에선 대전 관중들의 야유에 차분함을 잃었고, 3쿼터 중반 파울트러블에 걸려 14득점 7리바운드에 그쳤다.
3차전은 최악이었다. 26분을 뛰며 3득점 4리바운드로 2점슛 성공률이 고작 11%. 3쿼터 4분쯤 현대 홀이 팔로 미는 바람에 넘어지며 왼발목을 접질린 뒤 벤치를 들락거렸다.
서장훈이 흔들리는 이유는 공격 때 자신을 수비하는 홀의 거친 플레이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똑같은 플레이를 해도 왜 나는 파울이 되고 홀은 그냥 넘어가는지 모르겠다"는 게 서장훈의 하소연이다.
홀도 서장훈의 다혈질 성격을 역이용할 만큼 영리하다. 2차전 직후 양팀 용병들끼리 만난 저녁식사 자리에서 홀은 "서장훈은 블록슛을 한두개 당하면 쉽게 흥분한다. 그의 약점을 자극하는 플레이를 알고 있다"고 말했을 정도다.
스몰포워드에 가까운 존스가 혼자서 육중한 체구의 맥도웰과 홀을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다.
팬들도 실력이 아닌 경기외적인 면이 승부의 변수로 작용하는 게 아쉽기는 마찬가지.
서장훈이 얼마나 빨리 `자기와의 싸움'을 이겨내느냐가 창단 첫 우승의 열쇠인 셈이다.
[청주＝김미연 기자 ibiz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