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V열쇠는 '식스맨'
기사입력 2000년 03월 29일 14시 50분
SK와 챔피언결정전서 맞붙은 현대가 단연 비교우위에 선 부분은 식스맨.
벤치멤버의 파워에서 훨씬 앞선 현대가 1차전 패배를 딛고 2연승을 거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따로 식스맨만 떼어놓아도 훌륭한 한 팀을 만들 수 있다는 현대의 맨파워는 이번 챔프전서도 유감없이 발휘됐다.
그 가운데 대표주자는 플레잉코치 유도훈(33．1m73)과 빅맨 김재훈(28．1m93).
1∼2차전서 간간이 투입되며 원활한 베스트5 가동에 윤활유 역할을 한 이들은 챔프전 물줄기를 돌리는 데 중요한 고비였던 3차전서 자신들의 효용가치를 극대화했다.
먼저 유도훈은 결정적인 위기서 `특급 포인트가드' 이상민의 대역을 훌륭히 해내며 벤치를 한숨돌리게 했다.
2쿼터 일찌감치 파울트러블에 걸린 이상민 대신 투입된 가드 유도훈은 35－34 1점차의 불안한 리드를 지키던 쿼터종료 11초전 번개 같은 스틸에 이은 속공 레이업을 얹어 전반 분위기를 후반까지 살려가는 데 앞장섰다.
SK 황성인의 혈기에 눌리지 않고 10분간 탄탄한 게임리딩을 펼치며 짭짤하게 올린 6득점은 덤.
3쿼터에 파울 4개가 된 주득점원 맥도웰 대신 출전한 김재훈도 가려운 곳을 긁어준 `효자손'에 다름아니었다.
골밑에서의 몸싸움에서도 밀리지 않았고 3쿼터 종료 1분29초전에는 리드폭을 두자리수로 늘리는 3점포를 터뜨리는 등 물오른 중장거리 슈팅감각까지 뽐내며 9분간 7득점의 쏠쏠한 수확을 거뒀다.
올시즌을 마지막으로 유니폼을 벗는 유도훈의 노장투혼과 든든한 빅맨 김재훈의 패기 넘치는 파이팅－.
현대의 3연속 챔프전 우승 가도는 이래저래 `아우토반'이다.
[청주＝이백일 기자 maveric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