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규, 연봉 백지 위임
기사입력 2000년 03월 28일 13시 07분
지난 23일 두산에서 신생팀 SK의 보상선수로 양도된 투수 강병규(28)가 야구에 전념하겠다며 연봉 백지위임을 선언했다.
강병규는 28일 "새롭게 거듭나겠다는 나의 의지다. 올해 연봉은 전적으로 구단에 맡기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강병규는 91년 OB(현 두산) 입단 이후 최고성적을 올렸다. 13승9패에 방어율 5.21. 리그다승 공동 8위에 오르며 팀을 페넌트레이스 1위로 이끌었다. 지난해 연봉 6900만원에서 올시즌 대폭인상이 예고됐지만 선수협 대변인으로 활동하며 연봉재계약을 못했다. 선수협문제가 매듭지어져 팀에 복귀했지만 뜻밖에 보호선수명단에서 제외돼 선수협 활동에 대한 `괘씸죄' 의혹을 불러 일으키며 SK에 입단하게 됐다.
요즘 강병규는 오히려 마음이 홀가분하다. 지난 9년동안 몸담았던 두산이 자신을 외면했지만 SK는 그를 반겼다. 뿐만 아니라 SK는 일찌감치 강병규를 기둥선발로 못박고 영입과 함께 만세를 부르지 않았던가. 인정받는다는 것은 그만큼 기쁜 일이다.
감동을 주는 뉴스는 또 있다. 강병규는 최근 SK에 등번호 1번을 요청했다. 이에 SK는 단번에 `OK'를 외쳤다. 기존 쌍방울에서 1번을 달았던 투수 박진석과는 벌써 상의를 끝냈다. 강병규는 `1'이라는 숫자에 남다른 애착이 있다. 초@중@고 시절에도 줄곧 1번만 달았다. 프로데뷔후 어쩔수 없이 35번을 달았지만 지난 95년 1번을 되찾았다.
강병규는 28일 인천으로 올라오는 쌍방울선수단과 상견례를 갖고 29일부터는 SK선수단 이름으로 인천구장서 훈련할 계획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