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가 이러쿵 저러쿵] 연예인들 '이혼도 힘들어요'
기사입력 2000년 03월 27일 14시 27분
연예인이기 때문에 사랑을 시작하는 것도 쉽지 않지만 사랑을 끝맺는 것도 쉽지 않은 모양이다. 물론 한 번 시작한 사랑이라면 유행가 가사, 혹은 영화 속의 사랑처럼 죽음이 서로를 갈라놓기 전까지는 소중하게 지켜야 하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때론 그 아픈 사랑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의 손을 놓아야 할 때가 있고 그 영원할 것 같았던 사랑의 순도가 떨어져 이별을 선언하는 모습을 주변에서 보게 된다.
그래서인지 유행가 가사는 언제나 사랑의 기쁨보다 이별을 다룬 것들이 훨씬 많다. 그중에서도 돌아선 사람의 심정을 담은 노래보다 남겨진 사람의 슬프고 시린 가슴을 다룬 것들이 훨씬 많다. 그래서 노래 속에 등장하는 남겨진 사람의 슬픈 사랑이 이별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에게도 그 느낌, 그 아픔을 그대로 전한다. 대중가요를 들으며 사람들은 이별로 인한 슬픔과 고통의 가치를 높이는 모양인지도 모른다. 헤어지면 죽을 것 같은 기분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지만 곧 새로운 사랑을 찾고, 자신의 자리에서 그 사랑을 지키는 사람들이 훨씬 많은 모양이다.
어쨌든 연예인들은 사랑을 하는 것도 쉽지 않지만 이별은 더욱 어렵다. 유명해지기 전 결혼까지 해놓고 그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가 `알고 보니 유부녀, 유부남'이라는 타이틀의 주인공이 되는 연예인들도 의외로 많았던 게 사실이다. 그리고 연예인들의 파경 역시 뒤늦게 알려지는 경우가 훨씬 많다. 물론 결혼식을 올리지 않고 남 모르게 산다면 모르겠지만, 이혼은 법정을 오가고 소송을 해야하기 때문에 언론이나 세상에 노출될 가능성이 훨씬 많다. 하지만 정말 헤어질 수밖에 없지만 구설수에 오르는 게 싫어 법적인 관계는 유지한 채 실질적인 파경에 이른 연예인들도 더러 있다.
최근 주가를 높이고 있는 탤런트 J씨. 지난 해 여름부터 아내와의 별거설, 파경설에 시달렸다. 그리고 그의 측근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파경설은 조금 과장된 것이고, 서로 함께 살지 않는 것은 사실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두 사람은 모 잡지에 패션 인터뷰를 통해 행복한 모습을 연출(?)을 하기도 했다. 서로 별거를 하면서도 사랑하는 모습을 연출하는 이들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하겠지만, 필자는 연예인이고 공인이라는 신분 때문에 이별도 쉽지 않은 두 사람의 처지가 안쓰러워 보인다.
오죽했으면 탤런트 C양의 경우, B씨와의 이별 사실을 무려 1년간 그 사실을 감춘 채 '결혼 계획'을 수없이 발표할 수밖에 없었을까. 그러니 차라리 헤어지기보다는 서로 화해를 하고 이해를 하면서 주변사람들에게 잘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훨씬 쉽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유는 헤어짐도 자유롭지 않은 연예인이기에 말이다.
글:이문성(영화기획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