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2000프로야구] 각구단 전력점검 (2) 해태

기사입력 2000년 03월 27일 13시 56분

◇총평

아무래도 V9의 명문가 해태에게 가장 힘겨운 시즌이 될듯 싶다.

지난해 드림리그 최하위의 쓴잔을 마신 해태는 올시즌 전력에서 눈에 띄는 플러스요인을 찾아볼 수 없다. 김응용 감독은 "마운드는 그럭저럭 괜찮은데 방망이가 영 시원찮다"고 말하지만 엄연히 상대적인 평가일 뿐이다.

주포 홍현우의 부상에 양준혁과 맞바꾼 손 혁의 은퇴 파동, 외국인선수의 교체, 에이스 이대진의 부상 등 해태의 악재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형국. 부자가 망해도 3년은 간다는데 호랑이의 몰락은 유예기간도 없는 듯 하다. 여기에 현대 삼성 두산 등과 드림리그에 편성되는 최악의 대진운까지.

믿는 구석은 특유의 응집력과 헝그리 정신. 또 올시즌이 끝난 뒤 빛고을을 떠날 게 확실시되는 김응용 감독이 해태에 마지막 선물을 안길 것이라는 기대 정도가 호랑이 군단의 위안거리다.

◆배터리

에이스 이대진은 선수협 활동과 부상 여파로 5월 이후에나 등판이 가능할 전망이다. 지난해 11승을 올린 곽현희가 이대진이 돌아올 때까지 제1선발로 나설 듯. 선발투수 운용은 은퇴를 선언한 손 혁의 합류 여부가 변수. 10승대 투수 손 혁이 마음을 고쳐먹는다면 마운드에도 숨통이 틜 게 확실하다. 마무리는 5차례 시범경기서 1.80의 방어율로 보인 곽채진과 오봉옥이 번갈아 오를 참. 신인 포수 김상훈도 시범경기서 합격점을 받아놨다.



◆타선

아킬레스건. 간판타자 홍현우는 다리부상으로 5월 이후에나 1군 진입을 내다볼 수 있을 듯. 여기에 양준혁이 남긴 구멍도 페넌트레이스에 들어서면 `황소바람'이 스며들 게 확실하다. 지난해 타격 3위 장성호가 건재를 과시하고 있으며 양현석이 새내기답지 않은 방망이질을 보인 점이 그나마 김감독의 눈에 찬다.



◆신인

세대교체가 무난히 이뤄진 분위기. 양현석 홍세완 김상훈 등의 활약이 시범경기서 돋보였다. 특히 계약금 1억3000만원을 받은 신인 포수 김상훈은 타격솜씨가 빼어나 리드능력만 키운다면 최해식의 자리를 금방이라도 꿰찰 정도. 투수 중에는 윤형진을 눈여겨봐야 할 듯. 143㎞에 이르는 빠른 볼이 장기인 윤형진은 일단 중간계투로 나섰다가 시즌 중반부터 선발라인업에 끼어들 게 확실하다.



◆외국인선수

올시즌 해태의 운명이 순탄찮을 것 같은 불길한 전조가 외국인선수들에게서 내비친다. 함량미달로 판명난 말레브는 26일 미국행 비행기를 탄 상태. 또 불성실한 태도로 코끼리감독의 눈밖에 난 피어슨도 조만간 퇴출이 결정될 듯. 현재 자매구단인 보스턴 레드삭스에 SOS 신호를 보냈지만 감감무소식이다. 양준혁을 팔아 만든 5억원으로 장거리포를 수혈한다는 방침이지만 쉽지 않을 것 같다.

◇예상타순

타순＝선수(포지션)

1＝장성호(1루수)

2＝홍세완(유격수)

3＝양현석(좌익수)

4＝외국인선수(우익수)

5＝외국인선수/이호준(지명타자)

6＝김창희(중견수)

7＝박계원(2루수)

8＝최해식/김상훈(포수)

9＝정성훈(3루수)



◇투수 라인업

선발＝곽현희 유동훈 소소경 오철민 최영완(손 혁)

중간＝박진철 황두성 윤형진 강영식

마무리＝곽채진 오봉옥

[류성옥 기자 watchdo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