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2차전서 불꽃투혼
기사입력 2000년 03월 27일 12시 10분
평소 칭찬에 인색한 현대 신선우 감독이지만 `특급 포인트가드' 이상민(28．1m82)에 대해서는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평소 선수기용 때 혈액형에 바이오리듬까지 체크할 만큼 철저한 신감독이 인정하는 이상민의 `승부사 기질'은 챔피언결정전서도 가장 믿음직한 `저력'으로 꼽히고 있다.
26일 대전 충무체육관서 벌어진 SK와의 챔피언결정 2차전은 이상민의 노련미가 빛을 뿜은 한판.
78－79로 뒤진 경기종료 36초전 SK 공격.
하니발이 엔드라인 밖에서 골밑의 존스에게 아웃오브바운드 패스를 하는 순간, 대전충무체육관을 가득 메운 관중들은 `아!'하는 외마디 탄성을 내질러야 했다.
이상민이 상대선수를 마크하는 척하다 몸을 날려 번개처럼 가로채기를 한 것.
곧바로 질풍 같은 드리블로 프런트코트로 쇄도한 이상민은 SK의 무인지경 골대에 레이업을 얹어 승부의 흐름을 싹 돌려놓았다.
한때 15점까지 앞서다 SK의 맹추격에 발목을 잡혀 역전패까지 당할 벼랑 끝 위기에 놓였던 현대는 이상민의 황금 같은 스틸을 발판삼아 1차전 패배의 충격을 딛고 첫승을 거둘 수 있었다.
이상민은 이날 3점슛 11개중 2개밖에 성공시키지 못했지만, 역시 가장 급박한 순간 `해결사' 역할은 그의 몫이었다.
시즌중 발목부상이란 복병을 만나 3시즌 연속 정규리그 MVP 등극에 실패한 아픔을 겪은 이상민.
그래도 팀의 3연속 챔프전 우승과 자신의 첫 플레이오프 MVP 등극은 `현재진행형'이다.
[대전＝이백일 기자 maveric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