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숙한 모습으로 두번째 앨범 들고 나타난 'J'
기사입력 2000년 03월 26일 16시 40분
1년전, 딱 이맘때였다.
가수 J(22．본명 정재영)는 무대에 설 때마다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려야 했다.
TV를 모니터하기조차 민망했다. 선머슴같은 모습에 어색한 춤, 어눌한 한국말, 노래할 때의 목소리도 괴상했다. 뭐 하나 맘에 차는 게 없었다.
방송이 나가고 나면, 어김없이 부산 사는 고모에게서 전화를 받았다. 가수 정훈희가 친고모다. 수화기 너머 고모의 목소리는 항상 못마땅했다. "너의 단점만 모조리 드러내는 무대야!"
톱가수의 꿈을 안고 태평양을 건너온 그에겐 시련의 시간이었다. 자숙의 기간이기도 했다.
4개월여 활동을 과감히 접고 2집을 준비했다.
듣고 자라 몸에 밴 R&B를 하고 싶었다. 1집때마냥 어중간한 댄스곡으로 망신당하지 않겠다, 결심했다.
심상원 신재홍 솔리드의 정재윤 윤상 조규찬 등 선망의 작곡가들로부터 곡을 받았다. 직접 노래를 쓰기로 했다. 자신감이 조금씩 붙기 시작했다.
타이틀곡으로 낙점된 노래는 R&B 분위기의 팝발라드 `어제처럼'. 몸에 꼭 맞는 옷을 입은 느낌이다. J의 섬세한 목소리가 리드미컬하게 춤을 춘다.
타이밍 절묘하게 일본 BMG측에서 연락이 왔다. J의 노래를 들어본 BMG측이 지난해 일본에서 음반판매량 신기록을 세운 우타다 히카루와 음색이 비슷하다며 음반취입을 권유했다. J의 유창한 영어실력도 한몫했다.
그로선 놓칠 수 없는 호기. 싱글 4장에, 정규앨범 1장을 내기로 했다. 신인치곤 파격적인 계약금도 챙겼고, 인세도 좋은 조건으로 받는다.
지난 12일부터 일주일간 일본 BMG 스튜디오에서 녹음을 끝냈다. 다음달 영어 싱글이 전세계에서 발매된다. BMG에선 영어권에서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낙관한다.
1년동안 기른 머리와 몸매를 강조하는 의상이 꽤 여성스럽다. 젖살이 빠진 얼굴은 독특한 매력을 풍긴다.
"한단계 올라선 기분"이라고 J는 흡족해한다. 한국말도 이젠 제법이다.
[김소라 기자 soda＠]
◇프로필
★78년 5월 2일 서울 출생. 한살때 미국으로 이민
★1m70, 48㎏
★미국 버지니아주 노바 음악대학 재즈학과 2학년 휴학중
★95년 미스 워싱턴 선. 95년 웨스트 스프링 필드 고등학교 `탤런트쇼' 대상 수상. 96년 USA `워싱턴 송 페스티벌' 1위 입상
★아버지 정희택씨는 60년대 록그룹 `히 식스'의 리더. 가수 겸 피아니스트 정근수씨가 할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