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손혁 끝내 '은퇴'
기사입력 2000년 03월 26일 12시 31분
손 혁은 25일 해태와 LG구단을 찾아 은퇴의 뜻을 전했다. 손 혁은 먼저 해태 정기주 사장을 만나 "더 이상 야구를 할수가 없게 돼 죄송하다"고 사과한뒤 두산과 LG의 시범경기가 벌어진 잠실구장을 찾아 구단관계자와 선수단에 은퇴의사를 밝혔다. 손 혁은 지난 24일 현금 5억원을 얹는 조건으로 양준혁과 트레이드 됐었다.
손 혁이 갑작스럽게 은퇴를 결정한 것은 LG구단에 대한 강한 배신감 때문. 손 혁은 그동안 "LG에서 선수생활을 마치고 싶다"며 팀에 강한 애착을 보여왔다. 그러던 중 본인의 뜻과 상관없이 트레이드가 결정되자 야구에 회의를 느낀 것이다. 손 혁은 "야구가 싫다. 이렇게 배신감을 느껴본 적이 없다. LG에서 뛰는 게 너무나 큰 기쁨이었는데 이렇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이제 다시는 야구를 생각하지도 않겠다"고 말했다.
손 혁은 일단 주변을 정리한뒤 미국으로 유학을 갈 예정. 손 혁은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시간이 없었지만 공부를 하고 싶다. 야구가 아닌 영어나 다른 쪽의 학문을 배우겠다"고 밝혔다.
공주고→고려대를 졸업한 손 혁은 96년 LG에 입단, 98년과 99년 팀에서 유일하게 두자리 승수를 기록, 팀의 에이스로 자리잡으며 인기를 모았었다.
[신보순 기자 bssh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