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호텔 식도락가들의 '맛을 찾는 사람들'
기사입력 2000년 03월 24일 14시 35분
`먹는 거 좋아하는 사람 다 모였네.'
서울 롯데호텔의 동호회 `맛찾사(맛을 찾는 사람들)' 회원들은 먹는게 취미인 사람들이다. 전국에서 유명하다는 식당은 죄다 찾아다닌다.
먹는 게 취미다 보니 나누는 대화도 대부분 `짜네, 싱겁네'다.
지난해 7월 열명 남짓한 요리사들이 주축이 돼 만들어진 `맛찾사'는 이제 회원 120명을 자랑하는 매머드급 동호회가 됐다.
회원들의 근무 부서도 다양하다. 호텔내 각 레스토랑 근무자 외에 면세점 객실 관리부서 등 근무자들도 많다.
특히 김성한(37·프랑스식당 `쉘부룬') 이성희(37·조리팀) 김규년(37·식음팀) 김정희씨(40·") 등은 `골수 멤버'들이다. 남녀직원 비율은 약 3대2.
맛집을 찾아다니는 동호회지만 사실은 `학습량'이 대단하다.
동호회 총무 조영준씨(36·조리팀)는 "맛집을 방문, 식사가 끝나면 회원들 사이에 격론이 벌어지곤 한다"고 귀띔한다.
음식맛을 두고 토론하는 것은 기본.
종업원의 서비스, 식당의 인테리어와 분위기, 화장실 청결 상태도 도마에 오르곤 한다.
요즘 회원들의 화두는 `세대간의 입맛 차이'.
케첩으로 밥을 비벼먹는 신세대와 얼큰한 것을 즐기는 기성세대의 너무도 다른 입맛을 두고 벌이는 공방전이다.
몇몇은 "입맛도 시대에 따라 변할 수 밖에 없으므로 신세대의 `이상한 입맛'에 대한 연구도 전향적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또 몇몇은 "우리의 전통음식, 향토음식을 지키려면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받아친다.
회원들은 이렇게 공부하고 토론한 내용을 `맛'이라는 제호의 월간회지에 싣는다. 자료와 원고가 축적되면 단행본으로도 내볼 생각이다.
[이승호 기자 letitb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