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승투수' 강병규 방출은 괘씸죄?
기사입력 2000년 03월 24일 01시 20분
두산이 23일 강병규를 보호선수 23명에서 제외시킨 채 SK로 넘겨준데 대해 뒷말이 무성하다.
누가 뭐래도 이날 시장에 나온 선수들 중 최대 이변은 강병규였다.
지난해 13승（9패）으로 팀내 다승 공동 2위인데다 딱히 아픈 곳도 없는 `물 좋은' 선발투수를 공짜로 던져주다니. 거기다 지난 91년 입단한 강병규는 투수들 중 가장 오랫동안 두산에서 활약한 터줏대감.
그냥 납득하기 힘든 사태에 사람들의 시선은 자연 선수협쪽으로 쏠리고 있다. 그동안 강병규는 대변인으로서 선수협의 `얼굴' 노릇을 해왔다. 또 최근에는 두산 선수들이 훈련중인 잠실구장 라커룸까지 찾아 집회를 요구했으며, 허리통증을 이유로 팀에 합류하지 않고 개인훈련을 벌였다.
한마디로 `눈엣가시'였을 만도 하다. 하지만 두산 곽홍규 단장은 "냉철하게 심사숙고한 결과, 전력에 보탬이 안된다고 판단해 보호선수에서 제외시킨 것"이라며 "선수협 사태와는 무관하다"고 강변했다. 곽단장은 이어 "13승을 했지만 방어율이 5.21이나 될 만큼 타선의 도움을 많이 받았으며 승리가 해태 쌍방울 등 약팀에 편중돼 있어 함량미달이다. 또 동계훈련을 하지 않은 탓에 올시즌 활약을 기대할 수도 없어 결단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트레이드 카드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었던 강병규를 궂이 아무런 대가도 없이 SK에 내준 것은 역시 `괘씸죄' 말고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는 것 같다.
[박진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