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니 '봄에는 좋은 일만 있었으면 좋겠어요'
기사입력 2000년 03월 23일 13시 37분
"봄에는 좀 좋은 일만 있었으면 좋겠어요."
새봄을 맞은 이제니의 기지개. 이번 겨울은 좀 유난히 길고 짜증스러웠다.
지난 연말엔 `당신은 누구시길래' 망년회 자리에서 넘어져 오른팔이 부러지는 사고를 당한데다 근거없는 `임신설'까지 돌더니(제니:"저 그렇게 뚱뚱해요?") 이번엔 `누드 CD롬 제작설'까지 등장했다.
물론 이번에도 어이없다는 반응. "미쳤어요?" 한마디로 말도 안 된다는 얘기다. "누드사진 같은건 생각해본 적도 없어요. 뭐하러 그런 걸 해요?"
이번엔 `가수 활동을 위해 홍보용으로 제작한다'는 그럴싸한 설명까지 따라다닌다. "가수 하고 싶은건 사실이지만 가수를 안 하면 안 했지 그런 걸 왜 하냐"는게 이제니의 설명.
산이 높다 보니 골이 깊은 모양. 마음고생은 심하지만 일 쪽으로는 순항중이다. SBS TV 일일드라마 `당신은 누구시길래'에서의 새댁 유라역으로 안방 인기를 실컷 누리고 있다.
시트콤 `행진'까지 겹치기 출연해 눈코뜰새 없이 바빴던 것도 이제 `행진'에서 미국 유학을 가는 것으로 퇴장, 어느정도 숨도 돌릴수 있게 됐다.
같은 겹치기라도 일일 프로그램 두개의 겹치기는 체력적으로도 상당히 무리가 됐다. 다행히 하나를 그만둬 그동안 계약만 해두고 찍을 새가 없던 레이디 가구와 코니카 필름 등 CF 촬영도 마쳤다.
"시간 났으니 운동좀 해야겠어요. 그동안엔 체력이 달려서 계속 먹었더니 살도 너무 찐 것 같고."
이젠 누가 `통통한 볼살'을 예쁘게만 봐 주겠냐며 웃는다.
이제니가 이렇게 말하는건 올해들어 `이젠 어리지 않다'는걸 느끼고 있기 때문. 3월초, 부산에서 열린 한 패션쇼에서 처음으로 웨딩 의상을 입어봤다. 행사를 마치고 나오는데 관객석의 아주머니들로부터 "정말 며느리 삼고 싶다"는 말이 들려왔다.
79년생. 아직 그 자신은 "어리다"고만 생각해왔는데 그 순간 "아, 나도 이제 어른이 돼 가는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특히 `당신은 누구시길래'에서 학교도 마치지 않은 채 결혼한지가 벌써 4개월째다. 드라마가 진행되는 분위기를 봐서는 곧 아기엄마도 될 것 같은 느낌도 든다고.
가수 데뷔를 생각중이라곤 하지만 이제니가 더 자신있는 쪽은 랩이다. 애창곡은 엄정화+지누션의 `말해줘'인데 역시 랩 부분에 더 강점을 갖고 있다. 퍼프 대디, 모니카, 타샤니가 제니가 좋아하는 뮤지션들.
앳돼 보이는 얼굴과는 달리 이제니는 상당한 `터프 드라이버'. 애마 티뷰론 터뷸런스로는 가끔 180㎞대의 스피드를 즐기기도 하고, 친구들로부터는 "연예인 하지 말고 택시 운전 하는게 낫겠다"는 말도 듣는다.
오랜만의 여유라 더 늦기 전에 좋아하는 스노보드라도 실컷 타야겠다는 이제니. 그때문에 꽃샘추위는 제발 좀 더 오래 가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조용희 pupo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