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권의야구야그] SK 와이번스와 닉네임
기사입력 2000년 03월 22일 14시 22분
프로야구의 팀명칭은 나라마다 약간의 특성을 갖고있다. 도시연고제를 채택하고 있는 미국에서는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 뉴욕 양키스처럼 도시이름이 앞에 오고 한국과 일본은 기업이름을 앞에 붙이고 있다.
팀의 애칭도 미국은 대부분 주(洲)나 도시의 전통이나 특색과 관련이 깊다. 박찬호(27)가 활약하고 있는 LA다저스의 경우 연고지는 58년 현재의 LA로 옮기기전까지 뉴욕 중심인 브루클린이었는데 당시 교통망이 복잡해 전차와 자동차 등을 요리조리 피해다니는 보행자를 `다저스'라고 부른데서 유래된 것이다.
볼티모어는 주(洲)를 상징하는 오리올스(orioles．꾀꼬리), 샌디에이고는 첫번째 스페인 성당이 세워진 곳이어서 신부를 뜻하는 파드리스(padres)가 됐다. 이처럼 미국프로야구팀의 닉네임은 100년이 넘는 역사 만큼이나 각양각색이다.
한국프로야구의 팀명칭은 82년 출범 당시에는 팀이미지에 맞게 구단이 결정했지만 이후에는 사원이나 팬들의 공모를 거쳐 정했다.
OB(두산)베어스는 동물을 좋아하는 박용곤 초대 구단주가 사원 훈시에서 `곰의 끈기'를 자주 강조한데다 비어(beer)와 베어(bear)의 발음도 비슷해 직접 지은 것이고, 롯데자이언츠는 실업야구때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또 삼성라이온즈는 용인 자연농원(에버랜드)의 대표적 동물인 사자에서 따온 것이고, 해태는 그룹 광고대행사인 코래드가 `무등산 호랑이'를 연상해 타이거즈로 작명했다. 이밖에 빙그레(한화)이글스, 현대유니콘스, LG트윈스는 팬공모로 팀명칭을 정했다.
신생 SK야구단이 사내외의 공모를 통해 지난 20일 팀이름을 SK와이번스(WYVERNS)로 결정했다. 우리에게는 생소한 영어인 와이번스는 새처럼 두개의 날개와 다리가 달리고, 화살촉 모양의 꼬리를 가진 상상의 동물로 용(龍)중에서 왕으로 상징되고 있다. 용은 서양에서는 물리쳐야할 사탄으로 인식되지만 동양에서는 수호신으로 추앙된다.
SK는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하며 21세기를 준비하는 초일류기업으로 성장하는 그룹의 높은 위상을 반영하며 미래지향적인 구단운영으로 빠른 시일내에 명문구단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팀명칭을 정했다고 밝혔다.
올해는 경진년(庚辰年) 용의 해. 신생 SK와이번스가 새천년 프로야구에 새바람을 일으킬 용꿈을 꾸길 바란다.
[부국장 joygu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