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좀 보자' 구경꾼 밀물 KBS '꼭지' 촬영현장

기사입력 2000년 03월 21일 15시 12분



"이종원 맞아！"

"실물이 낫구먼."

지난주 충남 아산시의 조그만 마을 둔포리. 장이 열린 듯 왁자지껄하다.
사람들은 오랜만에 구경거리가 생겨 신났다.

제작진은 옛티가 남아있는 마을을 전국 방방곡곡 뒤져 찾아낸 뒤 손질을
했다.

25일부터 시작되는 KBS 2TV의 주말연속극 `꼭지'(극본 이경희, 연출 정성
효)촬영 현장.

극중배경은 1970년대 중반 경기도 평택. 외가로 입양된 9세소녀 꼭지(김희
정)가 바라본 3형제의 사랑과 가족얘기다. 조민기 이종원 원빈은 성격이 판
이한 한 형제.

촬영분은 훗날 자신의 마음속 연인이 될 예지원을 이종원이 데려온 뒤 다
방에 맡기는 신.

SBS TV `경찰특공대'의 주인공인 이종원은 `꼭지'에서도 경찰이다.

하지만 화력에 차이가 있다. `경찰특공대'에선 자동권총 등으로 중무장하
지만 `꼭지'에선 낡은 경찰봉이 전부다.

지역유지의 딸 박상아는 이종원을 사랑한다. 하지만 이종원의 마음은 아버
지 과거연인의 딸 예지원에 가 있다. 영화 `아나키스트' 여주인공 예지원
은 드라마 첫 출연. 8세 지능을 가진 20대 초반의 여인역이다.

긴 머리가 트레이드마크인 원빈. 2년간 길렀던 머리를 스포츠형으로 깎
아 터프가이로 변신했다. 둘째형인 이종원과는 원수같이 지낸다. 큰형의
초등학교 동창인 마방마담 박지영이 `로맨스'의 상대.

중견 박근형-윤여정과 조민기-윤유선 등 연기파들이 부부로 맺어진다. 인
물마다의 사연이 소설의 한토막처럼 `꼭지꼭지' 애절하고 기구하다. 드라
마 중반이후 폭발적인기를 끌것 같은 예감.

하지만 제작진은 고생 좀 하겠다. 잦는 비행기 소리, 동네구경꾼, 차 나르
는 아가씨들의 오토바이 소리까지.

진행요원이 신경질적으로 "조용！"을 외치자 한 아저씨가 빙긋빙긋 웃으면
서 대꾸한다. "아, 돈줘야 조용하지."

[아산=이유현 기자 you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