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드 부상… 롯데 '비상'
기사입력 2000년 03월 21일 14시 34분
롯데 새 용병 우드(34)가 시즌개막을 앞두고 털썩 주저앉았다.
출중한 방망이 솜씨를 자랑하며 짱짱하게 잘 나가던 그가 느닷없이 손가락 고장을 일으켰다. 지난 19일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삼성과의 시범경기서였다.
6회말 삼성 투수 이동은이 던진 공에 왼손 약지를 맞아 퉁퉁 부어오른 것이다. 그날 부랴부랴 응급처치를 한 뒤 20일 팀 지정 광혜병원을 찾아 정밀진단을 받았다.
뼈가 상하지는 않았으나 타박상이 심해 당분간 방망이를 쥐지 말라는 처방이 내려졌다. 사구(死球) 하나에다 너무 값비싼 대가를 치른 꼴이었다.
팀에서는 비상이 걸렸다. 페넌트레이스를 코앞에 두고 일으킨 부상이라 애가 탈 수밖에. 그것도 하필 엄청난 달러를 쏟아부어 데려온 용병이.
행여 그의 부상이, 그리고 그로 인한 컨디션 난조가 본경기로 이어질 경우 첫단추부터 잘못 끼워지는 불상사가 생길 수도 있다. 지금까지 그를 타선의 한복판인 4번에다 놓고 전력을 다져왔기에 더욱 그렇다.
그렇잖아도 요며칠 타격감각이 뚝 떨어져 마구잡이로 타율을 까먹으며 헤매고 있던 터라 근심의 무게를 더한다. 아닌 게 아니라 뚜껑도 열기전에 슬럼프를 맞기라도 하면 사단이 나도 크게 나기 때문이다.
팀에서는 "큰 부상이 아니니 개막 때까지는 충분히 나을 수 있을 것"이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문제는 갑작스럽게 뚝 끊어진 방망이리듬을 어떻게 매끄럽게 되잇느냐다.
[최재성 기자 kkach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