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주-권은주 '마라톤 역사 새로 쓴다'
기사입력 2000년 03월 20일 23시 50분
올림픽 마라톤 남－녀 동반 우승은 가능할까.
이번 시드니올림픽은 새천년을 시작하는 첫 대회란 의미가 있어 마라톤 동반 우승은 더욱 매력이 있다.
따라서 시드니올림픽 마라톤 금메달에 도전하는 남자의 이봉주와 여자의 권은주는 한국스포츠 전체의 체면을 좌우할 절대적인 책임을 걸머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황영조가 금메달을 땄고 96년 애틀랜타대회에선 이봉주가 은메달을 획득한 남자부는 세계 수준에 올라 금메달을 바라볼 수 있다.
특히 이봉주는 지난달 13일 2000도쿄국제마라톤대회서 2시간7분20초로 한국최고기록을 수립, 애틀랜타올림픽 은메달 한을 풀 투지를 불태우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 금메달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풀코스를 22번이나 달린 노련미마저 갖춰 금메달 0순위다.
문제는 여자. 2시간26분12초의 한국기록을 가진 권은주가 희망봉이지만 최근 부상으로 인한 컨디션 난조와 풀코스를 달린 경험이 한번밖에 없다는 점이 걸림돌. 권은주는 내달 16일 로테르담대회서 올림픽티켓 사냥에 나서지만 본인기록에 근접하기만 하면 올림픽 금메달도 바라볼 수 있다.
이번 시드니올림픽의 마라톤코스는 역대 어느 대회의 그것보다 험난한 코스다. 따라서 코칭스태프는 이봉주와 권은주에게 특단의 체력훈련을 주문하고 있다. 다같이 초반에 페이스를 조절하며 조심스런 레이스를 펼치다가 30∼35㎞ 지점을 지나서부터 마지막 스퍼트로 승부를 내야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충남 보령에서 체력훈련을 하고 있는 이봉주는 도쿄대회 당시의 피로가 쌓여 4월17일로 예정돼 있는 보스턴마라톤 출전을 포기하고 하루 20㎞ 정도의 조깅으로 훈련을 대신하고 있다.
권은주는 지난번 동계훈련때 다친 오른쪽 발목을 다쳐 한동안 훈련을 하지 않다가 이달초부터 정상적인 훈련을 하고 있는데 최근 컨디션이 살아나고 있어 내달 16일 열리는 로테르담마라톤에 출전해 올림픽에 대비한 전초전을 가질 예정.
아직 완벽한 컨디션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보령댐 순환도로에서 하루 40㎞의 강훈련을 무리없이 소화해낼 만큼 지구력이 붙어 있어 올림픽 경기 당일 작전만 잘 구사하면 충분히 메달권 진입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임상규 코치의 전망이다.
올림픽 남녀 동반 금메달.
한국스포츠 역사상 최고의 영광을 이뤄낼 수 있을지 벌써부터 시드니올림픽이 기다려진다.
[김석현 기자 power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