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상사에게 거짓말 할 때' 설문조사
기사입력 2000년 03월 19일 15시 45분
"김대리, 저번에 시킨 일 다 됐나?" "그럼요, 다 돼 갑니다(아, 오늘 날밤 까야겠군)."
한화그룹이 최근 한화인 100명에게 `상사에게 거짓말을 할 때'라는 이색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미봉파(彌縫派)가 23명으로 가장 많아 1위. 나중에야 어떻게 되든 말든 `위기'부터 수습하자는 부류다.
미봉파들은 `정리만 하면 됩니다' `프린트 바로 나옵니다' `10분이면 됩니다' 등의 말을 입에 달고 산다.
2위는 알리바이파로 20명. 상사가 내키지 않는 지시나 제안을 할 때 주로 써먹는다. 상사가 저녁에 회식하자고 하면 `사돈의 팔촌께서 돌아가셔서…' 식의 말로 둘러대는 형.
3위는 휴가 강행파로 18명. 상사가 `바쁜데 휴가 가려고?' 식으로 `저지작전'에 나서면 `어머니가 쓰러지셔서' `외삼촌이 돌아가셔서' 등의 거짓말을 둘러댄다. 그래서 여름 휴가철은 `불효자' 양산의 계절.
4위는 면종복배파로 13명. 상사가 `내 생각은 이런데 당신 생각은?' 하고 물어보면 `역시！ 선배님이십니다' 식으로 입에 발린 거짓말을 한다. 속마음은 `아~ 증말 짜증난다！'
5위는 퇴근 강행파로 11명. 퇴근 시간은 칼처럼 지키자는 형으로 상사가 눈치를 주면 어떤 핑계를 대서든 사무실문을 빠져나간다.
[유연정 명예기자·한화그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