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헌터를 잡아라'
기사입력 2000년 03월 17일 14시 48분
"헌터를 묶어라."
SK 나이츠의 로데릭 하니발(28．1m93)이 17일 열리는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한껏 자세를 낮추고 있다.
매치업 상대인 삼성 G.J 헌터(29．1m87)의 공격력을 둔화시키는 게 승리의 지름길이기 때문.
SK 최인선 감독은 "4개 포지션은 우리가 앞서지만 하니발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헌터의 득점을 얼마나 줄이느냐가 변수"라고 말했다.
정규리그서 21.1득점 6.0리바운드를 올린 헌터가 6강전서 평균 23.5득점 7.8리바운드로 절정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어서다.
하니발이 창단 첫 우승을 노리는 SK에서 헌터를 이겨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최감독은 지난해 8월 트라이아웃서 하니발과 헌터를 놓고 드래프트 직전까지 머리를 쥐어짰다.
안정된 슈팅력은 헌터가, 리바운드와 돌파능력은 하니발이 돋보였다. `국내 선수들의 허점을 메우는 게 용병'이라는 지론을 내세우는 최감독은 고심끝에 신장이 좋고 궂은 일을 할 줄 아는 하니발을 점찍었다.
대만리그에서 4시즌을 뛴 하니발은 정규리그서 본업인 슈팅가드와 함께 짬짬이 포인트가드와 파워포워드를 소화하며 16.0득점과 5.8리바운드 4.2어시스트를 올렸다.
수비 5걸에 뽑힌 하니발에게도 단점은 있다.
공격력은 기복이 없지만 매치업 상대가 자기 수비를 뚫고 펄펄 날면 쉽게 흥분을 한다. 수비 전문인 석주일이 교체멤버로 나설 경우 팀워크가 흔들리게 마련.
그래서 최감독은 하니발에게 지나친 의욕으로 파울트러블에 걸리지 말 것을 당부했다.
하니발이 `족쇄맨'의 진가를 발휘한다면 SK는 쉽게 결승에 오를 게 분명하다.
[김미연 기자 ibiz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