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당 6실점… 무색한 우승후보 현대
기사입력 2000년 03월 17일 14시 48분
당분간 `우승후보'라는 말은 말아야겠다.
아무리 시범경기라지만 현대가 너무 못한다. 16일 현재 3전 전패. 팀타율 1할대(0.189)에 마운드는 경기당 6점씩 시원하게 두들겨맞았다.
정민태 김수경 정명원까지 선발 3총사가 차례로 등판했지만 릴레이 부진. 16일 삼성전서 첫 등판한 마무리 위재영 역시 1이닝 3안타 2실점했다.
초봄인데 투수들이야 컨트롤이 덜 잡혔다고 넘길수 있다. 유니콘스 주력 마운드라면 한두차례 부진은 리듬탓으로 돌릴수 있을만큼 알굵은 투수들이니까.
그러나 타선의 무기력은 심각하다. 톱타자 전준호의 빈자리가 뜻밖에 크다. 김인호와 박종호를 저울질하고 있지만, 둘다 믿음직한 공격 첨병이 못된다. 잘치고 있는 박종호는 이상스레 1번 타순에만 들어가면 방망이가 헛돈다.
4번 윌리엄스의 침묵(9타수 무안타)은 답답하다. "언젠가는 잘할 것"이라며 코치진은 참을성을 발휘하고 있지만, 그 언제가 언제일지 장담하기 힘들다. 충분한 양을 수혈한 좌타라인 역시 대체로 부진. 심재학만이 간간이 안타를 뿜어낼뿐, 루키 기대주 전근표와 중심타선을 받칠 이숭용은 타격폼이 흐트러졌다.
매경기 톱타자를 바꿔보고, 중심타선을 돌려보지만 별무소용.
선수협 파동에 비껴서서 전선수단이 훈련을 소화하고도 7개팀중 최악의 전력을 `시범'중이니 얼굴 화끈거린다. 변명은 있다. 현대는 예년과 달리 이번 전훈때 연습경기를 전혀 치르지 못했다. 전준호와 박재홍이 빠져있으니 베스트 타순도 아니다. 실전을 치러가면서 제궤도를 찾아갈지 아직은 두고봐야겠다.
[이승민 기자 cjminni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