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와 연주실력 겸비한 그룹 '문차일드'
기사입력 2000년 03월 17일 14시 48분
96년 11월 H.O.T가 `전사의 후예'를 들고 나왔을때 이랬을까. 6개월이 지난 뒤 젝키가 `학원별곡'을 들고 나올때도 이랬을까.
이에 비견할만한 신예 그룹이 가요계 대지진을 예고하고 있다.
`문 차일드(MoonChild)'.
작년 10월 신해철이 오디션을 통해 발굴, 6개월간 합숙 지도하며 갈고다듬었다는 그룹이다. 그룹의 작명까지 해 `신해철 신원보증'을 내세웠다.
이들이 H.O.T, 젝키 데뷔때와 비교되는 이유는 곧 공개될 데뷔앨범의 타이틀곡 `딜리트(Delete)'의 음악적 충격.
아직 발표안된 곡이긴 하지만, 우선 좀 나이든 사람이 들으면 "이게 뭐야'할 정도의 시끄러운 곡이다. 그러나 10초정도 강한 사운드가 귀에 익으면, 뭔가 영감을 얻게 된다. 폭발력과 파괴력, 그러면서도 멜로디는 절묘하게 트로트냄새까지 풍기며 대중적이다.
코드도 4개 이하로만 구성돼 어찌 보면 쉽다. 노래제목도 이정현의 `바꿔'처럼 함축미있는 PC키보드 위의 `지워버려(Delete)'다. 떠나간 사랑의 자국을 지워버리고 싶다는 내용.
그런데 `이런 음악을 18세 정도가 하다니'.
문차일드의 평균 연령은 18세. 곱상한 하이틴만 같다. 일견 빠른 발라드에다 적당한 댄스음악이나 하면 딱 어울릴만한 얼굴인데, 이들이 하는 음악장르는 `하드 테크노'. 70년대 독일 크라프트워크가 시작해 지금 영국의 프로디지가 새롭게 꽃피운 신장르다. 문차일드가 이를 국내에 첫 상륙시킨 셈.
더욱 놀랄만한 일은 모두 각 분야의 세션을 할 정도의 `연주인'이라는 점. 곧 발매될 1집을 대부분 신해철이 작사．작곡해줬지만, 세션만은 이 꼬마(?)들이 직접 했다.
1집에는 이밖에 `어린왕자'를 모티브로 한 왈츠비트의 `보이 프롬 더 문(Boy From the Moon)', 채팅을 소재로 한 `클릭' 등 앰비언스, 브리티시팝, 발라드 등 다양한 장르를 담았다.
문차일드는 조성모를 톱으로 끌어올린 음반기획사 GM엔터테인먼트(대표 김광수)가 신해철에 위탁, 기획한 히든 카드.
미국유학파인 제이 윤(17)이 베이스와 함께 특이하게 바이올린을 다루고, 이수(18)가 기타와 보컬, 민혁(18)이 드럼, 허정민(17)이 건반과 스크래치를 맡았다.
문차일드의 데뷔무대는 18일 MBC TV 음악캠프'. 1집 발매는 이달 말로 예정했다.
[이준형 기자 ro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