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드 '거포란 이런거야'
기사입력 2000년 03월 16일 14시 15분
"됐어!"
롯데 새 용병 우드(34)의 방망이 솜씨에 김명성 감독의 입이 쩍 벌어졌다.
휘둘렀다 하면 안타고, 비거리도 여간 아니어서 외야수들이 그의 공을 잡으려면 아예 담장 근처에 가서 기다려야 할 정도다. 대만리그 MVP 출신의 비상한 재주가 슬슬 드러나기 시작하는 모양이다.
지난 14일 현대전에서 때린 3루타 빠진 사이클링 히트가 결코 `소 뒷걸음질에 쥐잡힌 격'이 아님은 다른 경기들을 통해 쉽게 알 수 있다.
11일 한화와의 시범경기 제주 개막전서 4타수 2안타 2타점, 15일 현대와의 2차전서 4타수 2안타.
이미 가고시마 전지훈련 때 롯데 마린즈 등과의 연습경기서 5할8푼8리(17타수 10안타)를 때리고 들어온 그다.
이번 시범 3경기 통산타율은 5할3푼8리. 5개의 안타 중에는 홈런 1개와 2루타 2개가 포함돼 있으니 분명 만만히 볼 방망이는 아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우드는 영락없는 `소총수'였다. 이악물고 때려봐야 외야수 글러브를 못 벗어났다. 지난해 대만리그 홈런왕(19개)이었다는 사실조차 의심스럽게 만드는 볼품없는 스윙의 연속이었다.
모르긴 해도 코칭스태프들도 내심 잦은 안타에 만족하자며 `큰 것'에 대한 기대를 접었는지도 모른다.
한데 더 이상의 걱정은 필요없을 것 같다. 알고보니 `실전용'이었던 것이다.
우드 역시 "지금은 탐색전에 지나지 않는다"며 "페넌트레이스 때 보자"고 하는 걸 보니 일을 내도 아주 크게 낼 모양이다.
하기야 88서울올림픽에 미국대표로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건 방망이 솜씨인데다 메이저리그 물도 약간 먹었다니 한번 믿어봐도 좋을 것 같다.
[부산＝최재성 기자 kkach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