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히든카트 강혁
기사입력 2000년 03월 16일 13시 30분
`비책은 있다.'
18일부터 청주에서 시작되는 99∼2000 애니콜배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에서 SK와 맞붙는 삼성의 `히든카드'는 강 혁(24).
얼핏 보면 개구장이 고교생처럼 보이는 신인 강 혁은 정규리그 때까지만 해도 `포지션 라이벌' 주희정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지만 기아와의 플레이오프 4경기를 치르면서 포인트 가드로 자리매김을 한 n세대 스타.
삼성이 이긴 플레이오프 1,2차전의 최고 수훈선수는 문경은, 4차전은 용병 헌터지만 3경기 종합성적을 내면 강 혁의 공이 가장 컸다.
규정된 시상제도는 없지만 6강 플레이오프의 MVP로 강 혁이 꼽히는 것은 기복없이 성실하게 뛰는 고른 활약 때문이다.
강 혁이 삼성에서 차지하는 역할을 가장 단적으로 보여준 대목은 플레이오프 2차전(수원) 1쿼터. 간판 가드 주희정이 발목을 다칠 때만 해도 의연하게 벤치를 지키던 김동광 감독이지만 강 혁이 넘어졌을 때는 골 밑까지 뛰어나가 부상정도를 체크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강 혁은 이때 왼쪽 팔꿈치가 젖혀지는 부상을 당했지만 4차전까지 개근하며 기아함대의 `선장' 강동희를 철저히 봉쇄하는 한편 빠른 발과 투지를 바탕으로 한 득점과 어시스트, 리바운드에 블록슛까지 고른 활약을 펼치며 김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4강전에서 강 혁의 맞상대는 같은 또래인 조상현이나 황성인.
경희대 출신인 강 혁은 연세대 출신의 조상현-황성인과 많은 경기를 해본 `구면'이다.
김동광 감독은 아직 플레이오프에서 강 혁의 파트너를 결정하지는 않았지만 누구와 붙여도 강 혁이 뒤지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
"천하의 (강)동희에게 이겼는데 신인에게 지겠습니까."
강 혁 역시 조상현과 황성인의 장단점을 샅샅이 알고 있는 만큼 자신에 넘친다.
삼성 결승진출의 조타수 역할을 맡은 강 혁은 벌써부터 SK를 이기기 위한 구상에 한창이다.
[김승우 기자 sw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