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희 무실점 '완벽투'
기사입력 2000년 03월 15일 00시 27분
이제는 믿어도 좋을 것 같다.
해마다 선발 0순위로 꼽히고도 정규시즌에선 소리없이 덕아웃을 지켰던 삼성 박동희(31)가 화려한 재기를 예고했다.
박동희는 14일 대구 LG와의 시범경기서 선발 3이닝 동안 11타자를 상대로 1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삼진은 4개.
고질병으로 지적됐던 제구력에서도 후한 점수를 받았다. 박동희는 빠른 볼에 비해 컨트롤이 들쭉날쭉해 애를 먹었으나 낮게 깔리는 변화구가 일품이었다.
올시즌 팀 마운드에서 박동희가 차지하는 비중은 그 어느때보다 높다. 이강철과 노장진이 재활훈련을 하고 있어 선발 한자리를 확실히 메워줘야 하고 마무리도 거들어야 되는 형편. 임창용의 어깨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시즌 초반 선발과 마무리를 겸하게 된다.
계형철 투수코치는 "공을 놓는 릴리스포인트가 아직까지 짧은게 흠이지만 구위는 마음에 든다"고 평가했다.
롯데를 거쳐 지난 97년 삼성으로 이적한 뒤 3년 동안 단 1승(4패)에 불과한 박동희. 분명 올해는 갈림길이다. 재기를 못하면 올해로 유니폼을 벗을 위기를 맞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박동희는 롯데시절 마운드를 이끌었던 `콩코드'의 위력을 재현할 자신이 있다고 말한다.
－소감은.
▲지난 4월23일 대구 LG전 이후 첫 선발이어서 감각이 무딘 것은 사실이다. 시범경기여서 뭐라 말할 수 없지만 직구는 만족스러웠다. 변화구에 신경을 많이 썼다.
－투구폼이 바뀌었는데.
▲불필요한 동작이 많다는 지적을 받았다. 공을 놓는 포인트를 앞으로 길게 가져가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완전치 않다.
－올해가 고비인데.
▲고질적인 무릎통증(오른쪽)이 재발하지 않아 몇년만에 처음으로 전지훈련을 전부 소화했다. 체력훈련을 많이 했기 때문에 자신 있다. 하지만 그동안 너무 부진했기 때문에 올시즌 내내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게 급선무다.
[권정식 기자 jskw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