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태, 동의대서 훈련 재개
기사입력 2000년 03월 13일 14시 10분
롯데 박정태(31)가 돌아왔다.
선수협 일로 거의 두달 가까이 부산을 떠나 있었던 그가 방망이를 다부지게 고쳐잡고 13일 동의대 운동장에서 훈련을 시작했다.
우선 다음달 페넌트레이스 개막전서 뛰는 걸 목표로 잡았다.
서울에서 지내는 동안 나름대로 훈련에 열을 올리긴 했지만 도무지 성에 차질 않았던지 각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하기야 몸과 마음이 다 파김치였으니 훈련이 제대로 될 리도 만무했다.
한데 왜 하필 동의대를 찾았을까.
"대뜸 2군에 뛰어들자니 훈련량과 내용이 맞지 않아 안 되겠더군요. 그래서 나만의 공간에서 한 사흘 미친듯이 치고 달려 웬만큼 무장을 한 뒤 합류하려고요."
팀 선배였던 김민호씨가 감독으로 있는 동의대라면 입맛대로 훈련을 할 수 있어 `밀린 숙제' 하기에는 그만이라는 게 또 하나의 이유다.
박정태는 내심 자신있어 한다.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지내는 동안 매일 2000번씩 방망이를 휘둘어 온 덕분에 스피드나 감각은 조금도 죽지 않았음을 느끼기 때문이다.
문제는 배팅 타이밍과 체력, 그리고 거리감각. 해외전훈을 거르면서 생긴 구멍들이다. 경험상 이 또한 남은 20일 정도면 너끈히 메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동료들이 땀 흘릴 때 다른 일에 매달려 있었으니 이번엔 제가 땀흘릴 차례지요. 늘 해오던 운동이라 크게 어려운 점은 없을 겁니다."
지난시즌 31게임 연속안타의 대기록을 세우며 부산을 들끓게 했던 박정태. 그가 독하게 맘먹고 방망이를 되잡았으니 올해도 그 특유의 `흐느적흐느적 실버들타법'을 믿어봐도 좋을 것 같다.
한편 선수협에 가입했던 지난해 타격왕(0.372) 마해영과 승률왕(17승4패) 문동환도 15∼16일쯤 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최재성 기자 kkach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