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오상민-심성보 '살찌기 전쟁'
기사입력 2000년 03월 13일 14시 10분
"아니, 저 선수 누구야?"
요즘 전주구장에서 방망이를 휘두르는 쌍방울 외야수 심성보(27)를 보고 팬들은 깜짝 놀란다. 처음에는 다들 눈을 의심했다. 김기태와 함께 파워히터로 명성을 날렸던 그 `맘보' 심성보가 맞냐고. 지난 98년 24홈런에 86타점을 쓸어담은 돌격대의 거포. 톡톡 튀는 몸짓과 1@80, 88㎏의 우람한 근육질. 이젠 핼쑥한 얼굴에 깡마른 몸매. 불과 1년새 그는 딴사람이 되고 말았다.
원인은 당뇨병. 지난 98년말 양쪽 어깨수술 과정에서 당뇨가 발견됐다. 이후 당뇨수치가 수직으로 올라가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다. 지금은 체중이 무려 18㎏이 빠져 70㎏. 잘빠진 체격이라고 둘러대지만 프리배팅때 담장을 과녁삼아 날리던 호쾌한 장타가 온데간데 없다. 보약이다 영양식이다 갖은 수를 다 썼지만 단념하고 훈련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졸지에 거포에서 교타자로 변신을 꾀할 판이다.
쌍방울 투수 오상민(26)의 `살'에 대한 열망은 종교에 가깝다. 도대체 살이 찌지 않는다. 1m84에 67㎏, 프로야구 인명록의 신상기록란에는 버젓이 80㎏을 써놨지만 어디까지나 희망사항. 바싹 마른 몸으로 어떻게 공을 뿌리냐는 질문에 대뜸 "이몸으로도 최고구속 143㎞를 쏩니다"라고 되받아 친다. 지난 97년 김성근 감독은 "(오)상민이에게는 고기만 주라"고 엄명을 내렸고 새천년에도 약속은 이어지고 있다. 정작 오상민은 체중이 70㎏를 넘으면 최고구속이 150㎞대로 치솟아 제구력이 흔들린다고 딴청이다.
남들은 다이어트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둘은 또다른 초전박`살'을 연구중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