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근, 철벽수비 과시
기사입력 2000년 03월 13일 12시 33분
SBS `저승사자' 정재근(31)은 부활할 수 있을까.
SBS 김인건 감독이 요즘 주위로부터 가장 자주 받는 질문은 바로 정재근을 둘러싼 내용이다. 한때 최고의 파워포워드로 이름을 날리다 기나긴 슬럼프에 빠진 정재근의 재기여부가 관심사인 것.
정재근은 김상식과 함께 연봉 1억1700만원으로 팀내 공동 1위다. SBS의 간판이지만 정규리그서 명함도 제대로 못내밀었고 후배 윤영필 김성철에게 주전자리 마저 빼앗겼다.
서른줄에 들어선 나이로 체력이 달리면서도 힘을 앞세운 플레이 스타일을 고집하다 보니 팔팔한 후배들과 맞서기 벅차기 때문이다.
삼보와의 플레이오프 1,2차전서도 단 1초도 뛰지 못한 정재근에게 마침내 행운이 찾아왔다. 후배 김성철의 발목 부상으로 출전 기회가 생긴 것.
정재근은 12일 3차전서 26게임만에 처음으로 스타팅 라인업에 끼여 코트에 나섰다. 1쿼터서는 삼보 양경민의 마크맨으로 나서 단 1점도 내주지 않을 정도로 악착같은 수비를 펼쳤다. 16분을 뛰며 4득점. 하도 오랫만에 뛰다보니 슛감각이 떨어져 3점슛 4개를 던져 단 1개도 성공시키지 못했다.
하지만 예전 명성대로 과감한 골밑 돌파에 이은 레이업이 돋보였고 전과 달리 끈덕지게 달라붙는 수비를 선보였다.
2승1패를 기록하고 있는 SBS는 14일 4차전 때도 김성철의 투입이 힘들 전망이어서 정재근에게 거는 기대는 클 수밖에 없다.
정재근은 그동안 당한 수모와 망가진 자존심을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플레이오프에서 농구화끈을 바짝 졸라맬 작정이다.
[김종석 기자 js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