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노트] 연고지 '명분' 찾는 SK
기사입력 2000년 03월 12일 15시 08분
연고지로 인해 창단에 차질을 빚고 있는 SK의 새 주장이 눈길을 끈다. 당초 `수원을 포함한 경기도'에서 `수원과 인접도시' 연고지를 들고 나왔다. 기존입장에서 한발짝 물러섰다. SK가 이처럼 연고지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이유는 실리보다는 자존심과 명분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구단주총회와 이사회는 지역연고제와 도시연고제, 어떠한 상황에서도 SK를 수원에 한정시켰다. 일처리 과정을 지켜보면서 SK는 마음이 상했다. 한번도 `수원'을 원하거나 언급하지 않았는데 타의에 의해 수원으로 내몰렸다.
형평성 역시 불만이다. 지난달 17일 총회서 현 지역연고제 고수를 결정했을때도 SK에는 수원만 달랑 안겼다. 타구단은 광역도시를 포함한 지역권을 가지면서도 유독 신생팀에 지방도시 하나만 준다는 것은 너무하다는 지적이 각계에서 터져 나왔다.
이에 지난달 28일 사장단간담회와 지난 10일의 이사회에서는 도시연고제 전환에 원칙적으로 합의하며 이번주초 총회에 연고지 안건을 재상정했다. 이과정에서도 각구단은 SK의 연고지는 수원이라고 입을 모았고 SK는 광역도시를 가진 타구단에 비해 입지가 약하다며 반발했다. SK가 새롭게 인접도시를 요구한 이유는 연고지문제에 수동적이 아닌 능동적으로 대처하겠다는 뜻. 야구장을 찾는 팬들을 감안하면 수원과 인접도시는 큰 의미가 없다. 신인수급 역시 현대가 서울로 들어오기까지는 경기도 출신을 교대로 뽑기로 해 문제가 안된다.
SK의 의도는 이쯤에서 타협점을 찾아 SK는 명분을, KBO와 7개구단은 실리를 얻자는 것. "저희가 창단하게 제발 좀 도와주세요." 한 SK관계자의 이유있는 항변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