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대상 이모저모, 장대군단 중앙대 농구팀 '먹성도 캡'
기사입력 2000년 03월 10일 23시 42분
○…제6회 코카콜라 체육대상 시상식이 열린 10일 오후 서울 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는 수상자와 가족, 체육계 인사 등 200여명이 참석, 대성황을 이뤘다. 역대 수상자인 황영조(1회 MVP．마라톤)와 전이경(4회 MVP．쇼트트랙)은 MVP를 받은 체조의 이주형(27．대구은행)에게 꽃다발을 주며 수상을 축하했다.
박지원 문화관광부장관은 인사말을 통해 "체육대상이 프로 선수가 아닌 아마추어 선수들에게 주는 상이라 더 의미가 크다"면서 "시드니 올림픽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기 바란다"고 말했다.
○…"앞이 안보여요."
중앙대 농구부 18명이 우수 단체상을 받기 위해 단상 앞에 한줄로 늘어서자 축하객들은 "꺾다리 선수들이 앞에서니 장벽에 둘러 싸인 것 같다"며 폭소. 장신 센터인 김주성(2@5)을 비롯한 선수들은 행사장에 마련된 음식을 먹으며 엄청난 식성(?)을 과시하기도.
○…대한체육회 민관식 명예회장이 83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시상식에 참석, 선수들을 격려. 민회장은 멀티미디어 전광판을 통해 수상자들의 플레이 장면이 방영되자 "정말 대견스런 후배들"이라면서 흐뭇해 했다.
○…이선민(20．청원군청)이 사격선수 중 처음으로 체육대상을 받자 사격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흐뭇한 광경을 연출. 문동환 대한사격연맹 부회장과 최현주 사무국장, 김일환 사격대표팀 감독 등은 시상식 40분전에 미리 행사장에 나와 "사격계의 경사"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고, 소속팀인 충북 청원군청에서도 이종현 감독, 오영택씨 등이 상경. 이감독은 "지난 98년 청원군청이 어려운 여건에서도 사격팀을 창단했는데 이선민이 체육대상을 수상해 보람을 느낀다"고.
○…"Coca Cola, Enjoy!"
"한국체육 발전을 위해 체육대상을 계속 후원하겠다"며 축사를 한 한국 코카콜라사 제롬 필리폰 사장이 재치있게 코카콜라를 선전. 필리폰 사장은 코카콜라병을 들고 광고멘트인 "즐기자 코카콜라"를 외쳐 박수를 받기도.
○…MVP 이주형은 사회를 본 방송인 서기원씨가 "상금 500만원을 어디에 쓸 거냐"고 묻자 "상금을 받아 기쁘지만 갑자기 생긴 돈이라 어디에 쓸지 모르겠다"며 싱글벙글. 여자 신인상을 받은 이선민과 구기부문 우수선수상 이경수는 "상금 100만원을 부모님께 드리겠다"고 말했다.
○…"선생님 죄송합니다."
우수 지도자상을 받은 인천 송도고 농구감독 출신 전규삼씨(85)의 제자들이 프로농구시즌인 관계로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한다며 전화로 대신 축하. 삼성 농구단 김동광감독은 "직접 찾아뵙고 축하를 드려야 하는데 죄송스럽다. 선생님의 은혜는 정말 잊을 수 없다"며 인사말을 전달했다. 시상식엔 월드컵축구 조직위원회 유희형 의전부장과 윤덕선 인천농구협회장이 참석했다.
○…"김치∼" "치즈∼"
체육대상의 후원사인 한국 코카콜라사는 수상자들을 대상으로 무료로 기념사진을 촬영해 인기를 끌었다. 시상식 뒤 수상자들은 가족, 동료들과 함께 찍은 즉석 사진을 받아들고 즐거워했다.
○…시상식에 앞서 한양여대 사회체육학과 학생들이 에어로빅쇼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들이 분홍색 유니폼을 입고 신나게 율동을 하자 참석자들은 "젊은 신문을 표방하는 스포츠조선의 이미지에 맞는 이벤트"였다고 한마디.
○…"자랑스러운 모습을 볼 수는 없지만 마음으론 느낄 수 있습니다".
구기부문 우수상 이경수(21．한양대)의 어머니인 김둘연씨(48)가 시각장애인인데도 불구하고 대전에서 상경, 시상식에 참석해 주위를 숙연케 했다.
이경수 부모는 모두 시각장애인으로 아버지 이재원씨(55)는 17세때 불발탄을 갖고 놀다 폭발사고로, 배구선수 출신인 김둘연씨는 한양여고 2학년이던 지난 70년 훈련도중 눈에 공을 맞아 실명했다.
김씨는 "큰 상을 받은 아들이 대견스럽다"며 "경수가 `시상식에 꼭 참석해 달라'고 신신당부해 상경했다"고 말했다. 시상식엔 이경수의 아버지가 졸업한 대전맹학교의 동창회장 한남두씨(55)도 참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