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어-콥의 얄궂은 운명
기사입력 2000년 03월 10일 14시 44분
나라를 바꿔가며 경쟁을 벌이는 라이벌이 있다.
SBS 스타즈의 브루어(25．1m92)와 삼보 엑써스의 콥(28．1m93)이 얄궂은 운명의 주인공이다.
지난해 멕시코리그에서 브루어는 득점왕을 차지하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고, 콥은 득점 2위에 올랐다.
한국 리그에서 뛰게 된 배경도 둘다 우여곡절이 있었다.
신세기가 무릎 부상으로 돌려보낸 마린 킴브루의 교체 멤버로 뽑은 콥은 시즌 직전 로즈그린과 맞트레이드돼 삼보 유니폼을 입었다.
브루어는 지난해 12월말 손등을 다친 리드의 자리를 메우기 위해 4주간 대체 선수로 한국에 온 뒤 `박힌 돌' 리드을 밀어내고 눌러앉은 케이스.
멕시코에서 치열한 득점 레이스를 펼치던 이들은 이제 플레이오프 준준결승서 서로의 손끝을 묶어야 하는 매치업 상대다.
8일 벌어진 1차전은 양팀 최다인 30득점 12리바운드로 106대105 승리를 이끈 브루어의 판정승.
브루어의 골밑돌파는 `타다닥' 순식간에 치고 올라가는 첫 스텝이 빠르고 왼손잡이어서 몸놀림이 느린 콥이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전반에만 23점을 터뜨린 브루어는 4쿼터 종료직전 혼자 5점을 몰아쳐 금쪽 같은 첫승을 이끌었다.
콥은 이날 평균치(21.4득점)를 웃도는 24득점을 올렸지만 초반부터 잇단 레이업을 허용해 기선 제압에 실패했고, 막판 브루어에게 무인지경의 결승 레이업을 내주는 실책을 범해 땅을 쳤다.
플레이오프는 이들의 2번째 세계 순회공연 무대인 셈이다.
[원주＝김미연 기자 ibiz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