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별 대표선발 선수협과 마찰
기사입력 2000년 03월 09일 23시 33분
프로야구선수협의회(이하 선수협)가 팀별 선수 대표 구성을 둘러싸고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두산 선수단은 9일 잠실구장 라커룸에서 8개구단중 처음으로 선수대표 선임을 위한 투표를 실시했다. 주장이나 상조회장이 대표로 나서야 한다는 한국야구위원회(KBO)안을 지지하면 `○', 새로운 대표를 선출해야 한다는 의견이면 `×'를 표기하는 비밀투표.
이날 투표는 선수협 가입을 권유하기 위해 라커룸을 찾았던 선수협 대변인 강병규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일부 고참선수들이 "하와이 전지훈련에서 주장 김태형을 대표로 밀기로 이미 총의를 모았다"고 말하자 강병규가 "비밀투표로 선수들의 진의를 확인하자"고 주장해 실랑이끝에 투표에 들어간 것.
1군 선수 총 38명이 참가한 투표결과, 22대16으로 주장 김태형을 대표로 선출하자는 의견이 우세했다. 그러자 강병규는 "2군 선수들까지 투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다가 결국 "주장이 대표를 맡는걸 반대하는 사람도 16명이나 있으니 신중히 좀 더 생각해보자"는 김인식 감독의 말을 듣고 일단 돌아갔다.
선수대표는 제도개선위원회 등 선수협 사태의 핵심현안을 KBO와 협상하는 단일창구인 만큼 KBO안과 선수협안이 이처럼 첨예하게 맞설수 밖에 없다.
한편 선수협 회장인 한화 송진우와 해태 양준혁 등도 이날 소속팀을 찾아 선수협 가입을 유도하고 대표선출방식을 투표로 물을 예정이었으나 구단의 방해로 무산됐다.
[박진형 기자 jin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