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윤영필, 첫승 주역
기사입력 2000년 03월 09일 14시 48분
군자의 3가지 즐거움 가운데 하나가 영재를 얻어 가르치는 일이다.
SBS 김인건 감독은 요즘 군자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파워포워드 윤영필(25．1m92)의 기량이 일취월장하고 있기 때문.
정규리그 초반 윤영필은 외국인 포워드 클리프 리드에 치여 제자리를 못찾았지만 리드의 퇴출로 주전 자리를 꿰찬 뒤 알토란 같은 활약으로 SBS의 플레이오프 진출에 한몫했다.
눈을 비비고 다시 볼 만큼 나아진 그를 두고 김감독은 "이럴 줄 알았으면 처음부터 윤영필에게 포스트를 맡기고 용병 1명을 가드로 뽑는 게 날 뻔했다"며 치켜 세웠다.
포스트 시즌서도 윤영필은 지칠 줄 모르는 기세로 상승세를 이어나갔다.
8일 원주 삼보와의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서는 골밑을 굳게 지키며 SBS가 소중한 첫승을 올리는 데 한몫 단단히 해냈다.
33분을 뛰며 16득점 4리바운드. 3쿼터 후반에는 속공 기회에서 통렬한 투핸드 덩크를 꽂아 삼보 벤치의 사기를 꺾었고, 과감한 골밑 돌파와 포스트업에 이은 레이업도 적중률이 높았다.
윤영필은 SBS에서 최고 근육질이다. 밥먹고 자고 농구볼 만지는 시간을 제외하면 언제나 웨이트 트레이닝장에서 살다시피 한다. 덕분에 어지간한 외국인 선수와 맞붙어도 결코 밀리지 않는다. 오히려 윤영필과 부딪힌 용병들이 나자빠질 정도.
윤영필의 당당한 플레이는 이처럼 빼어난 신체조건에서 뒷받침되는 셈이다.
올시즌을 마친 뒤 곧바로 군에 입대하는 윤영필은 "고별 무대를 화끈하게 장식한 뒤 군복을 입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원주＝김종석 기자 js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