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렬 '혼의 연기 '허준' 그게 바로 제 모습이에요'
기사입력 2000년 03월 09일 14시 01분
인기절정의 탤런트 전광렬.
요즘 시청률 최고를 기록 중인 MBC TV 월화 드라마 `허준'에서 극중 허준으로 등장, 안방팬들을 사로잡고 있다. 평소 풋풋한 이미지로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잇는 그는, 일단 극중에선 신들린 연기로 시청자들의 혼을 쏙 빼내고 있다.
최근 방송계에서는 그를 두고 `시청률 보증수표'라고 부른다. 지난해 `청춘의 덫' 이후 출연하는 드라마마다 빅히트를 기록하고 있는 것.
데뷔 20년만에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전광렬은 사업 실패, 가난한 연극배우 시절을 거치면서 인생을 공부했다. 어렵고 힘들었던 시간들이 있었기 때문에 그에게 붙여진 `최고'라는 말이 더욱 더 진솔하게 들리는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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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무엇보다도 `눈연기'를 강조한다. 눈빛이 살아있는 연기라야 시청자들을 움직일 수 있고 극속으로 몰입하게 할수 있기 때문이란다. 시청자와 함께 진실하게 교감하면서 드라마 속으로 여행하는 배우. 배우로서 가장 어렵다는 집중력을 위해 대본을 분석할 땐 모든 불을 다 끄고 촛불 하나만 켜놓고 연습한다는 전광렬. 지난 8일 낮 12시 소담스런 봄눈이 내리던 날 그를 만나, 스타로서의 삶과 연기생활을 들어보았다.
-하루일과는?
▲뭐, 그냥… 음, 일에 미쳐 지내요. 하는 일이 보람있고 그거면 족하는 성격이에요. 하루 평균 2∼3시간 잡니다. 이동할 때 토막잠 조금씩 자는 것 그게 전붑니다.
-올해 내집 마련의 꿈을 이룬다는데?
▲그동안 전세 살았죠. 이제사 집을 마련해요. 지난해에 경제적으로 많이 좋아졌어요. 올해도 경제적인 전망이 아주 좋아요.
-고생도 많이 했는데?
▲젊은 나이에 의류사업, 레스토랑 등 사업을 하다가 완전히 망했어요. 죽고 싶었죠. 아버님도 사업을 하시다가 실패했는데, 저까지 2대에 걸쳐 낭패를 본 셈이에요. 5개월 동안 자기성찰의 시간을 가졌어요. 지금 제가 있는 것은 바로 자기반성할 시간이 있었기 때문이죠.
-클래식 음악을 전공했고 연극배우 시절을 거쳤는데?
▲바순을 전공했죠. 한 6개월 연습하면 다시 불 수 있을 것 같아요. 연극은 여인극장, 산하 등에서 했어요. 고생많이 했죠. 연극이란 몇몇 사람을 빼고 배고픈 직업이죠. 연기적인 면에서는 배고픈 그 시절에 배운 것들이 많이 도움이 되고 있죠. 연극은 그동안 16편 정도 출연했어요.
-어릴 적 꿈은?
▲변호사가 되고 싶었어요, 어린 마음에 약한 자를 변론하는 모습이 너무나도 좋았죠. 현실적으로는 그 꿈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드라마 `애드버킷'에 출연하면서 그 꿈을 이뤘어요. 극속에서 현실의 꿈을 이룰수 있는 배우란 직업에 매력을 느껴요.
-한달 용돈은?
▲아내(박수진)하고 아들(동혁)에게 들어가는 비용말곤 술값이죠. 워낙 술을 좋아해서 술값이 용돈의 전부인 것 같아요.
-한때 이혼설이 나돌기도 했었는데?
▲신경 쓰지 않아요. 사는 모습 그대로를 보아주길 바래요. 유명세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게 중요한 것은 아니죠. 우리 가족이 함께 가는 길이 중요한 것이죠.
-승마와 낚시가 취미라는데?
▲승마는 액티브하고 남성적인 면이 넘치죠. 반면 낚시는 조용하게 나와 사물을 관조할 수 있다는 게 매력이죠. 상반된 취미를 동시에 갖고 있어요. 극과 극을 동시에 소유하고 있는 것, 그게 저 자신인 것 같아요.
-스스로 분석한 인기비결은?
▲마음으로 연기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이번 `허준'에 캐스팅됐을 때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그러나 제 혼을 인물속에 담아서 하면 될 것같다는 생각이 저를 지배했어요. 그렇게 해서 시작한 `허준'이 좋은 반응을 얻어 기뻐요.
-최근 CF에서도 인기절정인데 얼마나 벌었나?
▲지난해 10억원을 벌었어요. 올해엔 그 두배인 20억원정도는 벌 것 같아요. 가족이 편안하게 살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아내가 신경 안쓰고 자기 일에 열중할 수 있다면 그것에 만족해요.
-드라마 허준의 인기비결은?
▲온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드라마라는 점이죠. 누구에게나 공감을 주는 감동적인 휴먼 스토리가 시청자의 가슴을 울렸다고 생각해요. 특히 천민에서 최고의 정승에 오르는 허준이라는 인물이 보여주는 인간승리가 크게 어필한 것 같아요. 거기에 인간의 절망과 희망이 사실적으로 그려져 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죠.
-연기하기 어려운 점은?
▲두번 정도 죽을 고비를 넘겼습니다. 한번은 홍천강에서 급류에 배가 쓸려 내려가 바위에 부딪혀 버렸어요. 아찔했죠. 다행히 인명사고는 없었어요. 그리고 말타는 장면에서 말에 오르기 직전 말이 미끄러 넘어져 크게 다쳤어요. 피를 흘리는 말을 보면서 만약 그 말에 제가 타고 있었다면…끔직하죠.
-명예 의사, 한의사 자격증을 받았는데?
▲드라마 `종합병원'으로 명예 의사, `허준'으로 명예 한의사 자격증을 받았어요. 전 `오픈닥터스'의 활동에 호감이 가요. 합리적이란 생각이 들어요.
-영화 출연제의가 잇따르고 있다는데?
▲시나리오 몇개를 놓고 고민 중에 잇어요, 아직 결정한 것은 없구요. 언제나 혼의 연기를 펼치자는 게 제 마음가짐이에요. 매체에 따라 연기력이나 형상화 방법이 달라요. 드라마에서 보여드린 것이 6이라면 나머지 4는 영화란 장르에서 표현될 수 있을 거예요.
-인생의 꿈은?
▲이색적인 아동병원을 운영해 보고 싶어요. 아이들이 병원엘 가는 것을 너무 싫어 하잖아요. 병원 내부를 공룡들과 각종 캐릭터들이 가득찬 놀이동산으로 꾸미는 거에요. 좋아하는 것을 모두 갖춰 놓는 거죠. 병원엘 가는 게 아니란 근사한 놀이방에 가서 치료를 받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공간이 그것이죠.
-하고 싶은 말은?
▲늘 현장에서 죽고싶다는 마음이 들어요. 그런 자세로 작품에 임하고 있어요. 인기는 물거품일 수 있어요. 그래서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해야 하죠. 그래야만 변신할수 있고 생존할수 있으니까요.
[박용재 문화부장 easts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