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라운지] 삼성선수단, 고 김현준 코치묘 참배
기사입력 2000년 03월 08일 14시 01분
"현준이형,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우리를 도와주세요."
9일부터 시작되는 기아와의 플레이오프를 앞둔 삼성선수단은 6일 경기도 용인에 있는 `영원한 삼성의 맏형'인 고 김현준 삼성코치의 묘를 찾았다.
집안의 큰 일을 치룬 뒤 선영을 찾는 우리 민족의 관습과 같은 것이었다.
김동광 감독과 이민형 코치를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선수 전원이 참석한 이번 성묘는 정규리그에서 3위에 오른 것을 보고하기 위해 진작부터 계획됐던 것.
99∼2000리그를 위해 함께 뛰었던 김코치가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세상을 뜬 것은 시즌 개막을 불과 한달 남짓 앞둔 지난해 10월2일.
삼성선수단은 코치가 아닌 `맏형'을 잃은 슬픔에 경황없이 시즌을 맞았고, 김감독은 정규리그가 끝난 뒤 성묘를 가기로 선수들과 약속했었다.
김코치의 묘 앞에서 선수들은 "형 덕분에 3위를 차지했다"며 고마워했다.
그리고는 빌었다.
9일부터 시작되는 플레이오프에서 기아와 SK를 꺾고, 결승에 올라 한국 프로농구 정상에 서게 해달라고.
사실 삼성은 정규리그에서 현대, SK에 이어 3위에 올랐지만 플레이오프 첫번째 상대인 기아를 포함해 만만한 상대가 전혀 없는 실정이다.
김동광 감독은 "저도 빌었어요. `현준아! 한번만 도와달라'고. 지금 우리 실력으로 쉽게 이길 수 있는 팀이 없잖아요. 누군가 도와줘야지."
삼성선수단은 성묘를 마친 뒤 김현준 코치의 대형 사진액자가 한복판에 걸린 수지체육관에서 마지막 전력점검을 하며 9일의 점프볼을 기다리고 있다.
[김승우 기자 sw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