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희, AS등 3관왕 여세몰이
기사입력 2000년 03월 07일 14시 07분
`내 시작은 미약했으나 끝은 심히 창대하리라.'
기아 `코트의 마술사' 강동희(34)가 99∼2000시즌 정규리그를 평가한다면 이 성경 구절이 딱 들어맞을 것 같다.
올시즌 강동희는 생전 처음으로 허리을 다쳐 7게임을 뛰지 못했으며 팀이 9연패에 빠지는 수모를 경험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즌 막판 불같은 투혼을 발휘해 기아의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끌었고 2시즌 만에 어시스트 1위 타이틀도 되찾았다.
그런 강동희에게 6일 열린 정규리그 시상식은 마치 그만을 위한 무대처럼 보였다.
이날 강동희는 어시스트왕, `베스트5', 모범선수상 등 `트리플 크라운'의 영예를 안으며 최다관왕에 올랐다. 특히 심판들이 뽑는 모범선수상을 받고는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트로피를 다 들지 못해 후배들의 도움을 받아야 할 정도였으며 쏟아지는 축하 인사를 받느라 정신이 없었다.
상복이 터진 강동희는 9일 수원 삼성전을 시작으로 펼쳐지는 포스트 시즌을 향해 마음을 다잡았다. 정규리그 막판의 기세를 살려 기아가 4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올라 챔피언에 등극할 수 있도록 앞장 서겠다는 각오다.
4일 정규리그 종료와 함께 전술 보강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강동희는 밤이면 숙소 방에서 삼성의 경기장면이 담긴 녹화 비디오 테이프 분석에 여념이 없다.
"이제 내게 남아 있는 트로피는 우승컵 뿐이다."
강동희의 이마에 굵게 패인 주름살에 다부진 결의가 엿보인다.
[김종석 기자 js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