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피아니스트 2명 잇달아 내한 공연

기사입력 2000년 03월 06일 15시 10분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2명이 잇달아 국내무대에 선다.

한명은 이미 클래식 음악계의 중심에 선 중견연주자고 또 하나는 떠오르고 있는 젊은 신예다.

먼저 관록의 안드레이 가브릴로프(45). 7일(오후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을 바흐의 피아노 선율로 채운다. 그의 음악언어는 `자유'. 그의 인생과 닮은 꼴이다.

가브릴로프는 모스크바 출신으로 18세인 1974년 차이코프스키 국제콩쿠르에서 우승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당시 2위는 한국의 정명훈).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 리히터를 대신한 연주로 센세이션을 일으킨 그는 78년 카라얀이 지휘하는 베를린 필하모니와 함께 유럽순회공연을 하는 등 유럽무대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그러나 79년 겨울 베를린 필과 함께 하기로 했던 공연이 갑자기 취소되는 사태가 벌어지며 5년간 그는 국제무대에서 사라진다. 소련정부에 의한 5년간의 감금생활. 외국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소련정부를 공공연히 비판한 게 화근이었다.

85년 고르바쵸프에 의해 `해금'된 가브릴로프는 미국 카네기홀 연주와 순회공연으로 성공적으로 재기한다. 89년 독일 망명은 그동안의 `자유와 저항'의 종착점이자 좀 더 높은 비상을 위한 출발점이었다.

가브릴로프는 이번 공연에서 바흐의 프랑스모음곡 전곡을 연주한다. 독일 프랑스 스페인 영국 등에 뿌리를 무곡들을 엮은 작품.(02)599-5743

그의 뒤를 잇는 주자는 프랑스출신의 젊은 피아니스트 에릭 르사주(36)다. 10일 영산아트홀. 국내팬들에겐 플루티스트 엠마누엘 파후드의 반주로 더 잘 알려졌지만 이번엔 `홀로서기' 무대다. 르사주는 브람스의 소나타 작품 제5번, 슈만의 `어린이 정경', 베토벤의 소나타 작품 제 109번, 드뷔시의 `가면극'과 `기쁨의 섬'을 들려준다. (02)598-82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