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문경은 3점포 기대'
기사입력 2000년 03월 06일 12시 38분
99~2000 프로농구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였던 4일 수원 SBS전에서 승리, 3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삼성선수들은 모처럼 2박3일의 휴가를 떠나고 텅 비어있었다. 단 한곳을 빼고는.
김동광 감독은 밤늦도록 비디오 리모콘을 놓지 못했다.
플레이오프에서 맞붙을 6위 기아의 경기 모습을 담은 비디오 테이프였다.
기아는 6위지만 삼성에는 3승 2패로 상대전적에서 앞선 강적.
김감독은 기아와의 경기를 보고 또 보면서 필승 전략을 짰다.
삼성은 기아와의 올시즌 5경기에서 410점을 넣고, 422점을 내줬다.
너무나 당연한 이치지만 승리의 조건은 대량 득점.
강동희(34)와 김영만(28) 등 주득점원을 막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점보다 많은 점수를 뽑아내면 승리는 당연히 삼성의 것이기 때문이다.
김감독은 누구나 다 아는 카드에 승부를 건다는 작전을 세웠다.
바로 문경은(29)이었다.
문경은은 용병 듀오 싱글턴-헌터에 뒤지지 않는 `토종 득점기계'.
그러나 상대수비가 조금이라도 허술할 때는 림도 맞지 않는 깨끗한 3점포를 터트리다가도 악착스런 수비에 막히면 슛 성공률이 떨어지는 게 단점.
문경은의 장단점을 샅샅이 알고 있는 김감독은 결국 `문경은을 위한 작전'을 세웠다.
`문경은 앞을 비워라！'
문경은이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마음껏 3점포를 쏘아 대량득점을 올린다는 작전이다.
김동광 감독의 `문경은 카드'는 `항공모함 군단'을 격침시키고 `기사 군단'으로 쳐들어가기 위한 첫번째 전략인 셈이다.
[김승우 기자 sw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