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진호-김선우 '광속시범'
기사입력 2000년 03월 05일 14시 38분
이상훈의 화려한 이름값에 밀리고, 한발 먼저 빅리그를 들락거린 조진호같은 경험도 없다. 그러나 누구보다 힘차게 메이저리그 `꿈의 무대'에 떠오르고 있는 코리안 영파워의 당당한 중심.
애리조나 김병현(21)과 보스턴 김선우(23)가 4일(한국시간) 나란히 첫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마운드에 올라 빼어난 데뷔 피칭을 했다.
최고 시속 150㎞의 쌍둥이 광속구. 질세라 똑같이 현지 언론과 코칭스태프의 찬사가 쏟아졌다.
애리조나 `핵잠수함' 김병현은 애리조나주 투산의 랜돌프파크에서 벌어진 콜로라도 로키스전서 1－8로 뒤진 7회 4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첫타자 5번 패트릭을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한 김병현은 6번 만토에게 바깥쪽 직구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7번 에체바리아는 선채 삼진.
힘있는 직구 위주의 피칭으로 자신감을 뽐낸 김병현은 1이닝 2탈삼진을 기록하며 이날 이어던진 애리조나 5명의 투수중 유일하게 무안타 무실점했다.
보스턴 `햇살' 김선우는 포트마이어스 시티오브팜스파크서 벌어진 보스턴칼리지전서 8회 5번째 투수로 나섰다. 2개의 K를 그려내며 8회를 마친 김선우는 9회 2사후 8번 더블에게 투스트라이크서 욕심을 부린 공이 가운데로 몰려 우중간 안타를 허용. 그러나 9번 좌타자 놀란을 3구 삼진으로 따돌려 상쾌하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3탈삼진 무실점. 공 20개로 2이닝을 낚았고, "스피드와 투구폼, 공끝이 모두 만족스럽다"는 지미 윌리엄스 감독의 코멘트가 이어졌다.
애리조나는 콜로라도에 1대10으로 졌고, 보스턴은 보스턴칼리지에 8대3으로 이겼다. 경기결과는 갈렸지만 두 투수는 나란히 "올시즌내 빅리그 진입이 기대된다"는 팀내의 희망찬 전망을 받아냈다.
[포트마이어스(미 플로리다주)＝이승민 특파원 cjminni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