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형광,전훈서 17명 타자상대 방어율0
기사입력 2000년 03월 02일 12시 19분
롯데 에이스 주형광(24)이 신바람이 났다. 던지는 공마다 벼락이요, 송곳인 데다 몸까지 새털처럼 가벼워 자신감이 넘쳐난다.
최근 전훈지 가고시마현 아이라에서 가진 두차례 연습경기서도 펄펄 날았다. `방어율 0'. 5이닝 동안 17명의 타자를 상대로 60개의 공을 던져 2개의 안타만 내줬다. 자책도 없고, 폭투도 없는 깔끔한 피칭의 연속이었다.
한껏 물이 오른 그의 공 앞에선 왼손타자, 오른손타자 가릴 것 없이 `장승'이 될 수밖에 없었다. 김명성 감독은 특히 이중 한경기가 일본 롯데 마린즈와의 국제경기였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주형광의 폭풍같은 투구는 얼마전 타결된 연봉(1억1000만원)과도 무관하지 않다. 롯데 투수 중 사상 처음으로 억대를 넘어섰다는 희열이 고스란히 힘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주형광의 지난시즌 성적은 13승12패. 두자리 승수까지는 좋았지만 패수 또한 두자리라 두고두고 찜찜함을 떨칠 수가 없다. 올시즌 목표를 20승에다 맞춰놓고 다부지게 훈련을 시작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20승은 `꿈의 승수'로 불리는 투수들의 이상향. 돈과 명예는 물론 경우에 따라선 해외진출의 길까지 열어주는 도깨비방망이에 다름아니다.
중요한 건 `주형광의 20승'이 막연한 꿈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 96년 18승까지 올린 경험이 있는 데다 최근 신무기(체인지업) 개발까지 완성단계에 이르렀으니.
"2000년을 나의 해로 만든 뒤 당당하게 일본으로 진출하고 싶습니다."
[가고시마(일본)＝국제전화 최재성 기자 kkachi＠]